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사회적 논란이 된 세월호 참사 보도를 문제삼아 이진숙 보도본부장의 출석을 요구하기로 15일 결정했다.

방문진(이사장 김문환)은 이 본부장을 내달 19일 이사회에 출석시켜 세월호 보도의 문제점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한 방문진 관계자는 “출석 시일이 늦은 감이 있지만 MBC 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불신이 높으니 그때라도 부르는 게 낫다”라고 말했다. 

이번 출석 요구는 야당 추천 이사들이 제기했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지난 이사회에서도 이 본부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여권 추천 이사들은 ‘너무 정신없는 시기니 조금 가라앉은 뒤 부르자’며 동의하지 않았다.

계속된 ‘보도 참사’에도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두 달 이후로 출석 시기가 늦게 잡힌 이유는 일부 이사들의 출장 일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월말에는 방문진 이사들의 해외 출장이 잡혀 있으며, 내달 4~12일 사이에도 출장 일정이 잡혀 있다는 것이다. 방문진 정기 이사회는 격주 목요일 열리지만 사안에 따라 이사들의 일정을 조율해 임시 이사회가 열리기도 했다.  

   
▲ 이진숙 MBC 보도본부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MBC는 정부 및 해경의 부실한 초기 대응과 전국민적 비판 여론은 거의 보도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7일자 <뉴스데스크>에서 “잠수가 불가능하다는 맹골수도에서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이라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전해 논란을 일으켰다. 유족들의 조급증이 잠수부의 죽음을 부른 듯한 뉘앙스의 리포트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보도를 총책임지고 있는 박상후 전국부장의 이 리포트가 나가자 30기 이하 기자 121명이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대국민 사과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MBC는 현장에 가장 빨리 도착한 목포MBC가 ‘전원구조’가 오보일 가능성을 수차례 보고 했음에도 이는 묵살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목포MBC 보도국장을 비롯한 간부들과 기자들이 사고 당일 오전 11시~12시 사이 구조에 나선 어민들과 해경의 말을 바탕으로 “전원구조는 오보다”, “배안에 100명 이상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박상후 부장을 비롯한 전국부에 5차례 이상 보고 했지만 전국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도국 간부들은 세월호 유족을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전국언론노동조합MBC본부는 박 부장이 KBS 보도국 간부들에게 항의하는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그런 X들, 관심 가질 필요 없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으며, 한겨레는 김장겸 보도국장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관련 발언에 대해 모두 부인한 상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