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기자협회(회장 조일수)가 9일 길환영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데 이어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한 반성과 KBS 보도행태를 비판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KBS기자협회는 9일 오후 발표한 성명에서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사이지만 국가적 재난의 희생자인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들의 마음에 오히려 상처를 주고 아픔을 안겨드렸다”면서 “특히 여러분들이 KBS를 찾으셨을 때조차 저희는 충분한 예우로서 맞이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뉴스의 기본은 현장이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진도나 안산 등 현장의 소식은 부족했고, 현장의 생생함, 시청자들에게 와닿는 이야기는 적었다”고 밝혔다. 특히 KBS기자협회는 “무엇보다 희생자 가족 여러분들의 입장에 제대로 서지 못했고 관련 보도도 모자랐다”면서 “반면 정부나 기관의 발표나 입장에는 엄격하지 못했다.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고 정부의 구조 작업은 무비판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고 KBS보도를 비판했다.

   
지난 8일 밤 10시 16분 경 자식의 영정을 든 부모들이 길환영 사장의 사과와 김 시곤 보도국장의 파면을 촉구하며 KBS 본관 앞에 섰다.이치열 기자 truth710@
 
“실체적 진실보다 과장되게 보도하기도 했다”고 언급한 KBS기자협회는 “해경 등 구조 당국의 미흡했던 초기 대응, 그리고 사고 대처 과정에서 드러났던 청와대와 정부 인사들의 부족했던 모습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KBS기자협회는 이번 세월호와 관련한 KBS 뉴스 전체의 취재 보도 내용을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현장 기자들을 포함해 KBS의 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 토론회를 열겠다”면서 “전문가 의견도, 시청자 여러분들의 의견도 듣겠다”고 강조했다. KBS기자협회는 “그래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명확하게 찾아내겠다”면서 “관행에 안주하거나 현실에 만족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점검해나가겠다. 취재 보도 시스템도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그래서 공영방송 KBS 기자라는 직업 윤리에, 그리고 공기관의 재난 재해 역할을 이끌어내고 지원하는 언론의 소명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KBS기자협회가 9일 추가적으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사죄드립니다.

가장 먼저 세월호 희생자 가족분들게 사죄드립니다.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사입니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의 희생자인 여러분들의 마음에 오히려 상처를 주고 아픔을 안겨드렸습니다. 특히 여러분들이 KBS를 찾으셨을 때조차 저희는 충분한 예우로서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아울러 같은 부모, 한 가족의 심정으로 KBS 보도를 지켜보셨지만 KBS에 대한 실망감을 감당하셔야 했을 시청자 여러분들에게도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반성합니다.

뉴스의 기본은 현장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진도나 안산 등 현장의 소식은 부족했습니다. 현장의 생생함, 시청자들에게 와닿는 이야기는 적었습니다. 무엇보다 희생자 가족 여러분들의 입장에 제대로 서지 못했고 관련 보도도 모자랐습니다.

반면 정부나 기관의 발표나 입장에는 엄격하지 못했습니다.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고 정부의 구조 작업은 무비판적으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실체적 진실보다 과장되게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해경 등 구조 당국의 미흡했던 초기 대응, 그리고 사고 대처 과정에서 드러났던 청와대와 정부 인사들의 부족했던 모습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못했습니다.

바꾸겠습니다.

KBS 기자협회는 이번 세월호와 관련한 KBS 뉴스 전체의 취재 보도 내용을 철저히 검토하겠습니다. 현장 기자들을 포함해 KBS의 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 토론회를 열겠습니다. 전문가 의견도, 시청자 여러분들의 의견도 듣겠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명확하게 찾아내겠습니다. 관행에 안주하거나 현실에 만족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히 점검해나가겠습니다. 취재 보도 시스템도 바꿔나가겠습니다. 그래서 공영방송 KBS 기자라는 직업 윤리에, 그리고 공기관의 재난 재해 역할을 이끌어내고 지원하는 언론의 소명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2014.05.09 KBS 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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