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대한 세월호 유족들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는 정도였다. 유족 100여명은 여의도 KBS 본관 앞으로 몰려가 “김시곤은 나와라”, “책임자를 처벌하자”라고 외쳤다. 경찰들이 가로막자 일부 유족들은 경찰차벽을 넘어 KBS 안으로 넘어갔다.

유족들은 8일 오후 10시 KBS 앞으로 몰려가 “KBS 책임자 나와라. 우리가 잘못한 게 뭐가 있나”라고 분노했다. 세월호 참사로 잃어버린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가슴에 품은 이들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문제의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면서 “물어볼 것이 있다. (김시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라고 소리 질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유족들 중 한 남성이 “김시곤 나와라”라고 외치자 유가족들은 한 목소리로 이를 외쳤다. 그렇게 십수어 차례 외치는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곧 울음으로 번졌다. 이들은 “책임자를 처벌하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전경들과 전경차가 이들 앞을 가로막았다. 유가족 일부는 전경들과 몸싸움을 벌이려고도 했지만 다른 유족들은 “이들이 무슨 죄냐”라며 말렸다. 한 유가족은 경찰에게 아이 영정 사진을 보여주며 “어떻게 죽었는지 쳐다봐라”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KBS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없자 유가족들은 “경찰에 5분 시간을 줬다. 안되면 실력행사로 저지선을 뚫고 진입하겠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머리 위로 아이의 영정사진을 높이 올리며 항의의 뜻을 전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KBS로 진입하기 위해 움직였지만 전경들에 의해 저지됐다. 하지만 한 남성 유가족이 KBS 앞에 서 있는 전경차 위에 올라가 KBS 안으로 진입하자, 다른 유가족들도 동참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경찰들은 유가족 15명 정도가 KBS 안으로 들어가자 이들을 개별적으로 고립시켰다. 진입이 어렵게 되자 유족들은 다시 KBS 정문 앞에서 모여 항의했다. 유족들의 항의는 8일 오후 11시 12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김시곤 보도국장과 KBS는 아직 어떤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유가족 100여명은 8일 오후 9시 “가만히 있는 우리들을 언론이 왜 괴롭히나”면서 아이들의 영정 사진을 들고 안산 합동분향소를 떠나 KBS 항의방문에 나섰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시곤 KBS 보도국장은 한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KBS를 향한 유족들의 분노를 커졌고, 임창건 KBS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 등이 이날 합동분향소를 찾았으나 이들의 분노만 더 키웠다. 임 본부장과 이 주간은 항의하는 유족들에게 끌려나오기도 했다.  

한편, 유가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배재정, 우원식, 진선미, 최민희 의원 등이 KBS로 들어가  길환영 사장과 면담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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