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건 KBS보도본부장과 이준안 KBS보도국 취재주간 등 KBS 간부들이 경기도 안산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며 분향을 하던 도중 유가족으로부터 격한 항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준안 주간은 현재 유가족 대기실에 갇혀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재난주관방송 KBS의 세월호 보도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합동분향소에 있는 현장기자들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 KBS본부) 측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방문은 8일 오전 세월호 유가족 지인들이 KBS에 항의방문을 한 이후 이뤄졌다. KBS보도본부 간부들이 분향소를 찾는 게 어떠냐는 제안이 나와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 등이 함께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오후 3시 50분 경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분향을 하던 도중 유가족의 항의로 끌려 나왔으며 3시 56분경 욕설과 뺨을 때리는 폭력사태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8일 오후 3시 55분께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분향을 마치고 나오는 이준안 KBS 취재주간부 부국장(가운데)을 임창건 보도본부장으로 잘못 알고 멱살잡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시사IN, 촬영 이명익 기자
 
   
이준안 KBS 취재주간부 부국장이 유족들로부터 멱살잡이를 당하는 동안 임창건 KBS 보도본부장(오른쪽 맨위 검은 양복)이 멀찍이서 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시사IN, 촬영 이명익 기자
 

이 과정에서 이준안 주간은 유가족에게 둘러싸여 오후 5시 현재까지 대기실에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도망 못 가게 잡고 사죄를 받겠다”, “몇 명을 더 죽이려고 그런 보도를 했느냐”라며 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들은 현재 김시곤 보도국장의 방문을 요구하고 있다. 현장에 있는 유가족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격양된 목소리로 “나중에 전화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KBS는 국가재난주관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참사를 보도하며 속보경쟁에 나서 오보를 내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현장을 방문했을 때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대신 박수를 치는 장면만 편집해 내보내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왜곡해 유가족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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