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가 한선교 미방위원장의 단독결정으로 7일 전체회의가 소집됐다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당초 예정된 전체회의는 8일 오전 9시 30분이었지만 한선교 미방위원장이 7일 오후 2시 ‘안건미정’으로 상임위를 급하게 소집하며 배경에 의문을 갖게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조해진 미방위 간사가 “새정치연합이 수신료인상안을 처리해주겠다고 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한선교 미방위원장은 7일 오전 상정 안건은 정하지 않은 채 전체회의를 개최하겠다고 일방 통보했다. 7일 오후 미방위 회의실에는 새누리당 간사인 조해진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소속 의원 3명이 참석해 개회를 기다렸으나 불발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에서 안건과 의사일정에 대한 협의가 없었다며 불참했기 때문이다. 미방위원장실 관계자는 “오늘(7일) 회의는 여야 간사 합의에 따라 8일 오전으로 미뤄졌다”며 “안건은 여야 간사 합의를 봐야하는 데 현재까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조해진 미방위 간사(새누리당 의원)가 이날 미방위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KBS 수신료 인상안은 이미 자동 상정 기간이 지났고 야당 의원들과 대체토론 절차만 거치면 된다”며 “잘 처리될 것 같다”고 말해 관심이 모아졌다. 조해진 간사는 “여당 지도부가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와 협의한 결과 내일(8일) 처리해주기로 했다고 들었다”며 “유승희 간사와 어제(6일)까지 통화했을 때는 이전과 다르게 별 이야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조해진 간사의 주장은 전병헌 원내대표가 자신의 원내대표 임기 마지막 날 수신료 인상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수석부대표측은 “합의해준 적이 없는 걸로 안다”며 “KBS가 공영방송 정상화나 구조개선 노력 등 자체 개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수신료를 인상해줄 명분도 없다”고 밝혔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한선교 위원장의 단독 행동 역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유승희 미방위 간사(새정치민주연합 의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체회의는 8일 오전 9시 30분에 예정되어 있었는데 조해진 간사(새누리당 의원)가 어제 밤에 전화해서 한선교 의원이 열어야 한다면서 얘기하더라. 그래서 나는 못 받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당초 8일 회의에서 예정된 안건은 국정감사 보고서 채택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선임 건 등이었으며 수신료 인상안은 논의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KBS이사회는 지난해 12월 10일 야당 추천 이사들은 불참한 가운데 임시이사회를 열어 현행 2500원인 수신료를 40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월 28일 4000원 인상안을 가결했다. 현재는 국회 미방위 통과절차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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