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급 경력기자를 대거 충원하기로 결정해 내부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가 채용하려는 법무저작권부장이 전 MBC 사장이자 현재 경남 사천시장 후보(새누리당)로 출마한 김재철 씨의 변호를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에 따르면, 법무저작권부장을 맡게 될 정 아무개 변호사는 지난해 배임 및 횡령,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이 약식기소한 김재철씨를 변호하고 있다. MBC본부는 29일 성명을 내고 “MBC 보직부장이 지금은 ‘정치인’이 된 김재철을 변호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이는 변호사의 겸직 금지 규정에도 어긋나는 중대한 하자”라면서 “회사는 애초에 이 인사를 염두에 두고 법무저작권부장 외부채용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도대체 그 배경은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외부인사가 법무부장을 맡은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MBC에서는 합당한 이유를 찾기 어려운 인사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MBC는 배현진 아나운서와 함께 예산기획부장을 맡고 있는 송아무개 부장을 기자로 전환시키도 했다. MBC본부는 “20년 동안 단 한 번도 기사를 써 본 적 없는 사람이 어떻게 기자일 수 있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회사의 위기관리를 담당하던 보직을 내팽개치고 갈 만큼 예산기획부장은 그토록 가벼운 보직인가”라고 했다.

앞서 ‘데스크급 기자를 대거 경력채용하겠다’는 방침이 확정돼 MBC기자협회와 방송경연인협회가 반발하기도 했다. MBC기자협회는 지난 28일 성명에서 “보도부문 입장에선 ‘기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냐’ 하겠지만, 반갑기는커녕, 또 한 번 화가 치민다”고 했다.

MBC는 파업 이후 약 50여명의 기자를 채용한 반면, 정작 파업에 참가한 기자 일부는 여전히 보도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4명의 기자는 해고당한 상태이다. MBC기자협회는 “이런 알토란 같은 인재들을 업무에 복귀시키지 않고, 신규 인력 충원 운운하는 건 뉴스 경쟁력과는 상관없는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 MBC 사옥
 
MBC방송경영인협회도 “최근 데스크급 경력기자를 대규모로 채용한다는 이야기와 외부 변호사를 보직부장으로 선발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기존의 실무 인력들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한 번 무리수를 강행하는 것은 무슨 ‘인사권’ 인가”라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MBC가 추진하는 채용 및 인사에 대해 “이쯤 되면, ‘수혈 프로젝트’의 성격은 너무나 분명해진다. 보복, 한결같고 집요한 보복. 그리고 경영진의 뜻대로 움직이는 친위부대를 만들겠다는 의도”라며 “‘수혈’이 아니라 정권의 눈치를 보고 MBC를 권력에 팔아넘기는 ‘매혈’ 프로젝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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