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 10일째인 25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의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이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으로 출발했으나 취재진은 탑승이 거부돼 이후 수색현장 상황을 확인하기가 어려워졌다. 취재진 불허는 실종자 가족 대표단과 해경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출항 전 해경은 실종자 가족들과 합의한 사항이라며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에 취재진의 탑승을 불허했다. 기자들은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에 남은 가족들이 다이빙벨의 수색 작업을 볼 수 있도록 생중계 취재를 강하게 요구했으나 결국 탑승하지 못했다.

이원희 해경 운영지원과장은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가족 대표단이 원하지 않아 취재진의 탑승을 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가족대표 3명이 해경 경비정을 타고 현장에 가서 수색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가족들은 12시간씩 돌아가면서 사고해역에 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개발한 '다이빙벨'. 사진=이치열 기자
 
이와 함께 실종자 가족 3명은 바지선에 승선하지 않고, 별도로 경비정을 타고 사고해역으로 갈 것이라고 가족 대표단이 밝혔다. 현장 구조소식은 현장에 동행한 가족 3명이 다른 가족들에게 무전기나 전화 등을 통해 전달할지를 검토중이다.

이날 다이빙벨 투입은 실종자 가족들의 거센 항의 끝에 이루어졌다. 지난 22일 이 대표가 다이빙벨을 인천에서 전남 진도까지 왔다가 해경에 거부당해 돌아간지 4일 만이다. 전날 밤 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을 찾은 이수영 해수부장관과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을 둘러싼 채 가이드라인을 더 설치하고 민간 잠수부들의 추가 투입을 요구했다.

약 7시간 동안 진행된 가족들의 연좌농성에 결국 김 청장은 이날 밤 10시께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다이빙벨을 사고 현장에 투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가족들의 연좌농성은 24일 오후 5시께 시작돼 25일 새벽 1시 30분께 마무리됐다.

해경의 불허로 철수했던 이 대표가 해경청장의 연락을 받고 인천에서 출발한 시각은 24일 밤 10시다. 이 대표와 밤새 달려 25일 오전 7시께 팽목항에 도착했고, 수색작업 준비를 마친 후 오전 11시 40분께 사고해역으로 출항했다.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엔 이 대표와 함께 온 총 12명의 인력(잠수부 8명)이 탑승했다.

   
▲ 이종인 대표가 25일 오전 11시 40분께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다이빙벨을 싣고 사고해역으로 출항하고 있다. 사진=김병철 기자
 
다이빙벨은 오후 5시께 사고 해역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인 대표는 "사고 해역에 도착하면 현장의 해경 책임자를 만나 구조 작업에 대해 조율할 예정"이라며 "오후 3시 30분께 도착한 후 준비를 마치면 5시쯤 잠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다이빙벨이 투입되는 것이 다행이라고 밝히면서도 해경의 오락가락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청장 전화를 받았을 때) '시간을 다 보내놓고 이제 와서 가라고 하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정적으로는 돈을 준다고 해도 안하겠지만, 지금 상황이 감정적으로 할 때가 아니라 (해경의 요청에) 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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