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사고수습에 힘써야 할 정부여당 관계자가 허위사실 유포, 비인간적인 행동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상황까지 처하는 등 잇단 실축의 주인공이 됐다. 세월호 탑승자 가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언비어 강력 단속’을 언급하며 분노했다.

대구 성서경찰서는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권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서 지인의 글과 편집·조작된 동영상을 공유하며 ‘밀양 송전탑 시위에 나선 여성이 탑승자 가족 행세를 하며 탑승자 가족을 선동, 정부를 욕하고 있다’고 적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를 받고 있다.

권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실종자 가족 행세를 하며 정부를 욕하고 공무원 뺨을 때리고 악을 쓰고 욕을 하며 선동하는 이들. 학부모 요청으로 실종자 명찰 이름표를 착용하자 잠적해버린 이들은 누구냐”며 “이 여자가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에도 똑같이 있다. 세월호 탑승 희생자 유가족인 동시에 송전탑 시위 관계자가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권 의원은 관련 동영상도 링크했다.

이 같은 게시물은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처음 게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일베 회원등 17~18명과 함께 피진정인 자격으로 조사받게 된다.

링크된 동영상은 편집된 것으로 밝혀지며 해당 여성은 권 의원을 비롯, 글을 게재한 18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성서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권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잠시 퍼온 글로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당분간 문을 닫고 경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한기호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가 구설에 올랐다. 한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며 “이제부터는 북괴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근거 없는 색깔론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한 정몽준 후보는 아들의 ‘미개한 국민’ 발언이 알려지며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정 의원의 차남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에게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를 한다.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하다”고 적었다.

정 후보는 21일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막내 아들의 철없는 짓에 죄송하다”며 “세월호 탑승자 가족과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6·4지방선거를 앞둔 새누리당 소속 후보들의 경거망동도 구설에 올랐다.

사고 당일인 16일 새누리당 파주시장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후보를 헹가래 치면서 분위기를 띄운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샀다.

이재만 새누리당 대구시장 경선 후보는 같은 날 오후 세월호 사고에 애도를 표하면서도 경선 여론조사 지지를 호소해 ‘세월호 참사를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새누리당 소속 세종시장 후보인 유한식 세종시장은 지난 18일 홍순승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 등과 참석, 폭탄주를 돌리며 건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특히 홍 교육감 예비후보가 이 자리에서 “유 시장 당선을 돕겠다”고 한 대목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비인간적인 폭탄주는 물론 현행법 위반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해야하는 정부 고위 공무원의 실축도 빠지지 않는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구조된 학생이 치료받던 테이블에서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돼 비난을 받고 있다. 안전행정부 국장인 송영철 감사관은 지난 20일 팽목항 현장에서 치적용 ‘인증사진’을 찍으려다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세월호 가족들은 정 후보 등을 향해 “박근혜 대통령이 유언비어 유포에 대해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했다”며 분노했다. 서영석 국민TV 이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무능우파정부 종합선물세트”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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