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광우병 우려가 제기됐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정책을 비판했던 PD수첩팀 PD들에 대한 MBC사측의 보복은 정말 징그러울 만큼 비열하고 집요하다. 농림식품수산부의 명예훼손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판결에 이어, 회사측의 징계조치마저 고법에서 부당판결이 내려졌음에도 MBC사측은 PD수첩팀에게 또다시 중징계를 강행한 데 이어, 회사의 징계조치를 비판한 언론과의 인터뷰까지 문제삼아 조능희PD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한 것이다.

경영진의 눈 밖에 난 언론인을 밟고 또 밟고 짓뭉개겠다는 병적인 보복심리가 깔려있지 않다면, 어떻게 정상적인 언론사에서 이런 식의 집요한 징계몰이가 가능한 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구나 조능희 PD가 본지 등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빌미로 징계위에 회부한 것은 언론사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포기하는 일이다. MBC는 사건과 사안을 취재하며 내부 고발자와 비판자를 대상으로 취재하고 보도하는 언론사가 아닌가.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아 징계하려는 것은 언론사임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다.   

조 PD의 인사위 회부는 담당국장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나, 인사위를 강행하려는 것을 보면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번 조치는 조 PD를 본보기 삼아 MBC구성원들을 철저히 길들이겠다는 안광한 사장의 의지가 깔린 행위로 비춰진다.

적당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청률 올려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남보다 많은 급여 받고, 제법 영향력 있는 ‘방송사’에 다닌다는 알량한 하위 엘리트로서 자기만족감이나 적당히 즐기며 순치되어 살아가는 회사원 이외에 정권과 회사에 비판의식을 갖고 행동하는 언론인은 남기지 않겠다는 안광한식 ‘공포경영’인 것이다.

이런 ‘공포경영’에 조PD가 희생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다면, MBC구성원들에게 기대할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사위에 오르는 것은 조PD 한 사람이지만, 시험대에 오르는 것은 MBC구성원 모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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