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를 전하는 언론들이 사건 본질과 상관없는 보도로 입방아에 올랐다. 실종자 가족들이 절박하게 요구하는 정확한 구조작업 현황과 정부 대처에 대한 정보와는 상당히 동떨어진 보도였다.

참사가 발상해 탑승객들의 생사 여부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던 지난 16일 MBC는 보험금 보도로 논란을 빚었다. MBC는 이날 오후 <이브닝뉴스> ‘"2달전 안전검사 이상 없었다"…추후 보상 계획은?’ 리포트에서 “수학여행 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도 단체여행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해사망 1억원, 상해치료비 5백만원, 통원치료비 15만원, 휴대폰 분실 20만원 등을 보상한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을 고려하지 않은 보도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17일 성명을 내고 “보험금 운운하는 보도를 내보낸 MBC는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도 이 방송에 대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며 심의에 착수했다.

   
▲ MBC <이브닝뉴스> 16일자 리포트. 현재 MBC 홈페이지에서는 관련 리포트의 영상 다시 보기 서비스가 중단돼 있다.
 
MBC 보도가 보편적 정서와 맞지 않는 ‘오버형’ 보도였다면, KBS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띄우기도 비판받았다. KBS는 박 대통령이 사고가 일어난 전남 진도군을 방문한 날짜가 17일이지만 그다음날도 박 대통령의 방문을 <뉴스9>에서 보도했다.

KBS는 17번째 리포트 <박 대통령, 어젯밤 실종자 가족과 통화…“구조 최선”>에서 “어제 오후 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실종 학생의 아버지가 구조당국을 더 이상 믿을 수 없으니 대통령이 직접 확인해달라고 요청한다”면서 “박 대통령은 약속대로 어젯밤 실종자인 단원고 2학년 문지성 양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전형적인 ‘선행’에 초점을 맞춘 보도였다.

불필요한 보도로 나오는 사이 정작 전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사안에 대해서는 축소 보도했다. 지난 20일 해양수산부 송아무개 국장의 ‘기념 촬영’ 제안 발언으로 논란이 된 이주영 장관 관련 소식을 KBS·MBC를 비롯해 SBS까지 모두 메인뉴스에서 누락했다.

   
▲ KBS <뉴스9> 18일자 17번째 리포트
 
이 뿐만 아니라 여권 정치인의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이 됐지만 지상파 3사 모두 함구했다. 19일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가 사실상 애도 기간에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했고, 한기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는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단체와 좌파 사이버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을 전개할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 위원은 이어 “국가 조직은 근원부터 발본 색출해서 제거하고 민간 안보 그룹은 단호히 대응해 나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참사 구조작업에 관련해 정부를 비판하는 세력을 ‘좌파’로 규정, ‘색출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유감의 뜻을 표했지만 정작 방송3사는 메인뉴스에서 전하지 않았다.

또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아들이 대통령과 정부의 미진한 구조작업을 비판하는여론에 대해 “국민 정서가 미개하다”고 비난해 파문이 일었지만 MBC만 메인뉴스에서 전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