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 ||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아버지로서의 불찰이라며 사죄까지 한 것은 부모로서 도덕적 책임감이다. 아들을 감싸지 않고, 불찰이라고 사죄한 것은 그것이 진심이든 아니면 단순히 정치적 파장을 우려한 연기든 정치인으로서 정무적으로 적절한 처신이다.
오히려 그가 서울시장 예비후보로서 정작 아파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다. 그것은 정 후보 아들의 문제 발언이 있던 21일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관련 주식들이 상당수 급락했다는 사실이다. 현대중공업이 제 2대 주주로, 소위 ‘정몽준 테마주’로 불리는 코엔텍은 485원(11.86%) 하락한 3605원에, 현대중공업은 1000원(0.48%) 하락한 209500원에 장 마감했다. 현대중공업 계열사인 현대종합상사도 31,550원으로 전일대비 500원(1.56%)이 하락했다.
소위 이들 정몽준 관련 주들이 왜 떨어졌을까? 이는 정몽준 후보 아들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서울시장 경선과 그 이후 본선에서 그가 승리하는데 큰 지장이 될 것이란 우려를 반영한 현상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법한 일이다. 설사 다른 이유로 영향을 받았다 해도 시장과 언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서울시장 새누리당 경선에서, 아니면 본선에서 그가 이기든 지든, 그의 주식이 그의 선거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아들의 부적절한 발언의 여파로 드러나고 만 것이다.
만약 그 반대의 경우라면 어떨까? 그가 서울시장에 당선될 가능성을 높이는 호재가 나타나거나 만약 당선이 된다면 정몽준 관련 회사의 주가는 어떻게 될까? 국민들은 이런 합리적인 의문을 품는다. 물론 어느 정치인이든 ‘테마주’가 있을 수 있다. 정치인 테마주는 여야의 정치인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정 후보의 경우엔 그가 관련된 기업들이 서울시와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는 지적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가 10.15% 주식을 소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문제가 야당과의 본선도 아닌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에서 이미 쟁점이 되고 있다. 정몽준 후보와 경쟁하고 있는 김황식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정 후보가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과 서울시장직의 업무연관성을 문제 삼으며 주식처분을 압박하고 있다. 정몽준 후보는 “김 후보가 회사 걱정 안해도 된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정면으로 쟁점화 되는 것에 대해 극도로 피하려 하고 있다.
아들의 부적절한 발언 문제는 정몽준 후보가 사과도 했고 또한 성인이 된 아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정몽준 후보의 이미지에 일시적 타격이 있겠지만, 그의 선거 행보를 끝까지 발목을 잡을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주식 처분 문제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이것은 서울시장이라는 시민의 ‘공복’으로서 권한과 명예를 가질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재산을 그대로 지킬지,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묻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정몽준은 어느 쪽을 선택할까. 선택하지 않고 뭉개면서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정몽준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서울시장 도전에 ‘아들의 부절적한 발언’ 그 자체보다 ‘주가급락’이 상징하는 ‘현대중공업 주식문제’란 더 큰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