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새누리당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의 막말과 술파티 등이 이어진 상황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아들의 막말 논란이 더해져 세월호 탑승자 가족들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정 후보 아들의 '미개한 국민'이라는 페이스북 발언을 접한 세월호 침몰 사고 탑승자 가족들이 “우리가 미개인이냐”고 격분, 정 후보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 가족 대표는 이런 건의를 접수, 대표단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21일 세월호 침몰 사고 탑승자 가족이 모여있는 전남 진도체육관에서 가족들은 “이제서야 (정 후보 아들 발언 관련) 기사를 봤다”며 “어떻게 우리를 미개인으로 몰아 붙일 수 있느냐”고 격분했다.

한 남성은 “휘발유를 사오라고 해라”면서 “한 말 가지고 와”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가족 중 일부가 이미 정 후보 사과도 나오지 않았느냐며 만류하자 또 다른 남성은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라며 “내려와서 우리 앞에서 사과하라. 정 후보가 아들을 데리고 무릎꿇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 남성은 “여기 내려올 필요 없고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우리 말고 모든 국민이 알 수 있도록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의견을 접수한 가족 대표단 중 한 명은 미디어오늘과 만나 “일단 의견은 접수했다”며 “가족 대표단과 논의를 통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한 가족은 기자에게 “기사에 댓글 달린 것 봤느냐”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여기 있는 가족들 지금 (정신이 없어서) 인터넷도 못하고 있고, 아무도 모르고 나도 지금 알았다”며 “우리가 정말 미개하냐”고 억울한 감정을 토했다.

또 다른 한 가족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언비어 등에 대해 엄중 처벌한다고 이야기했다"며 "정몽준 아들도 꼭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몽준 후보 아들 정모씨는 세월호 사고 이틀 후인 18일 오후 4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을 하겠다는 데도 (대통령에게)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에 물세례 하잖아 ㅋㅋㅋ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 데 대통령만 진석인 존재가 돼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지”라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나”라고 적었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막내 아들의 철 없는 짓에 아버지로서 죄송하기 그지 없다”며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이번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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