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흘을 넘긴 19일에도 아무런 구조성과가 나오지 않아 민간잠수요원 뿐 아니라 민간의 오징어 채낚기 어선까지 등장했다. 모두 군경이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다. 이밖에도 오랜 시간 동안 수중 작업이 가능한 ‘다이빙벨’ 장비와 수상구조함 ‘통영함’의 투입에 대한 아이디어 역시 민간인에서 나왔다. 이 두가지는 도입되지 않고 있다.

고명석 해양경찰청 장비기술국장은 19일 저녁 발표한 상황브리핑에서 이날 야간수색계획에 대해 “저인망 4척을 투입하여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시신유실에 대비하고 있고, 야간 조명을 지원하기 위하여 채낚기 9척(여수3척, 남해3척)이 순차적으로 사고현장으로 이동 중”이라며 “17:00~17:20분 3개조 6명을 투입하여 선체 수색중에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채낚기 어선은 이른바 ‘오징어 배’에 해당한다. 야간수색을 돕기 위해 이젠 오징어배까지 등장시킨 것이다. 전날 야간에 발사했던 조명탄의 밝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마저도 실종자 가족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자 수민군의 아버지 최대광씨는 19일 저녁 JTBC와 인터뷰에서 “그 요청도 지켜질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새벽 해경이 선체 내 4층 객실에서 시신 3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이를 직접 발견한 잠수요원도 민간 다이버였다. 해경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민간잠수 업체와 계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징어배 등장. 19일 저녁 SBS 8뉴스에서 캡처.
 
이와 함께 수상구조함인 통영함을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민간에서 제기됐다. 통영함은 지난 2012년 9월 진수한 수상구조함으로, 최대 수중 3000m까지 탐색할 수 있는 수중무인탐사기(ROV)와 최신 음파탐지기인 사이드 스캔 소나(side scan sonar), 잠수요원(SSU)이 수심 90m에서 구조 임무수행을 할 수 있도록 최대 8명(군의관 포함)까지 수용이 가능한 감압 챔버 2개, 중형 헬기가 이ㆍ착륙할 수 있는 비행갑판 등 기존 구조함에는 없는 최신형 수중 탐색 및 구조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런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군에서는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9일 “통영함에 탑재되어 있는 구조 임무를 발휘하는 데에 필요한 일부 장비, 가령 음파탐지 장비나 수중로봇 장비가 있는데, 이런 등의 장비가 제 성능을 낼 수 있는지, 해군 측에서 확인을 아직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확인이 제대로 안 된 상황에서 투입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재 구조작전, 구조하는 현장에는 아까 말씀드린 평택함, 청해진함, 다도해함 이 3척이 이미 투입되어 있고, 이 3척에 설치되어 있는 체임버(chamber), 감압 및 회복장치로도 충분히 잠수요원들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이 정도면 가능하겠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그러나 해군은 현재 출동한 구조함들 가운데 500m 수상구조정을 보유한 함도 있으나 이 역시 활용하지 않았다.

   
국내 최초의 수상구조함 통영함 진수식 장면(2012년 9월 4일).
ⓒ연합뉴스
 
잠수요원들이 20분 밖에 잠수하지 못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물속에서 20시간 동안 잠수할 수 있는 ‘다이빙벨’을 사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에 의해 제기됐다. 이 역시 우리 군은 아직까지 투입할 계획이 없는 상태이다.

모든 구조 과정을 사실상 민간이 이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