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남 진도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의 유가족이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의 빈소 조문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어 유가족은 취재진에게도 “제대로 말하는 게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빈소에서 한 유가족은 18일 오전 11시께 빈소를 방문한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여기 오지 말라. 여기 오시면 돌밖에 안 맞고, 물밖에 안 맞는다”며 “이렇게 말하는 사람 심정도 생각하시고 돌아가라. 그냥 가라. 더 심하게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 아이 조용히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 장관에게 “진도에 오셨었나? 어제 뭐하셨나”라고 물으며 “(우리 아이가) 입구에서 구부린 자세도 아니고 다 펴진 자세로 발견됐다. 그건 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이 와서 뭐라는 줄 아냐. 전폭적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애 찾게 빛(조명) 좀 터뜨려달라고 했다. 그런데 안 터뜨려줬다. 뭐하시는거냐”고 말했다.

유족은 이어 취재진에게도 “지금 뭐하시는거냐. 언론이 뭐하는거냐”며 “하나도 제대로 말하는 게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언론에서 공기를 주입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공기를 주입하는 기구가 없다”며 소리를 높였다. 교육청 관계자도 “기자들이 유족들 흥분만 시킨다”며 취재진의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17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선사 직원 박지영씨가 안치된 목포한국병원을 찾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연합뉴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병원 본관으로 발길을 돌렸다. 앞서 조 장관은 장례식장 지하1층과 2층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쳤으며, 조문을 마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이날 병원 장례식장에는 권오천, 임경빈, 정차웅 학생에 이어 장준형, 황민우 학생의 시신이 도착해 총 다섯 학생의 빈소가 마련됐고, 단원고 학생 72명 등 총 76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은 유족의 상황을 고려해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으며 “친척이나 먼 친구들의 병문안도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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