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한국PD연합회가 선정하는 제26회 한국PD대상을 수상했다. 26년 동안 라디오 프로그램이 PD대상을 수상한 경우는 1997년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이번 수상은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위상과 함께 이명박·박근혜정부를 거치며 몰락한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의 위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김현정의 뉴스쇼>는 지난해 5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손석희 진행자의 하차로 막을 내리며 아침 시사 라디오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뉴스쇼>는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2013년 5월 청취율에 비해 2014년 3월 청취율이 59%나 증가했다. 현재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청취율 격차도 크게 줄어 아침 시사라디오 청취율 1위 자리도 노리고 있다.

<뉴스쇼>는 지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공정 잣대로 ‘공정성’ 심의를 벌이며 징계를 받는 등 제작 자율성에 위협을 받았지만 성역 없는 정론보도를 이어왔다. 그 결과 <뉴스쇼>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2013년 종합검색어 순위에서 라디오 분야 5위를 기록했다. 시사 라디오프로그램이 10위권 안에 들어선 건 <뉴스쇼>가 유일했다. <뉴스쇼>는 2012년 같은 조사에서 9위를 기록했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김현정 CBS PD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무엇보다 실종자들에게 지금 이 순간부터 기적이 일어나길 소망한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김현정 PD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슈를 이슈의 당사자를 통해 듣는다는 시사프로그램의 기본을 갖고 여기까지 왔다”며 “기본을 지키며 왔을 뿐인데 상을 주셔서 겸연쩍기도 하고, 그만큼 지금 시사PD들이 기본을 지키기 쉽지 않은 현실이 아닌가 반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PD는 “우리는 좌도 우도 아니다. 가장 궁금한 이야기를 당사자에게 듣는 것,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며 “앞으로도 마이크를 놓는 순간까지 기본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PD대상은 KBS·MBC 공영방송 시사프로그램의 위기를 또 한 번 드러냈다. 지난해 한국PD대상에서도 MBC·KBS의 주요 시사교양프로그램은 수상작과 거리가 멀었다. 2011년 한국PD대상 수상자는 MBC 최승호 PD였고, 2012년 한국PD대상 수상자는 KBS <추적60분> 강희중 PD였다. 이들 프로그램은 지금껏 PD대상의 단골 수상작들이었다.

하지만 2013년 한국PD대상에선 KBS <개그콘서트> 서수민PD가 대상을 수상했다. 공영방송사 경영진의 제작자율성 탄압으로 시사프로그램이 야성을 잃은 결과 지난해엔 예능프로그램에, 올해는 라디오프로그램에 대상을 내주게 됐다. 올해 한국PD대상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시사교양PD들에게 어려운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또 한 번 드러냈다. 

17일 시상식에 참석한 안광한 MBC사장은 “지상파도 중간광고를 시행하는 등 방송환경에 맞는 편성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 “수신료 인상이 필요하다”와 같은 입장만 밝혔을 뿐 위축된 제작환경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제26회 한국PD대상 시상식에서 故김종학PD와 故이성규PD는 각각 공로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KBS 2TV <굿 닥터> 기민수 PD, SBS <최후의 제국> 장경수·이경홍 PD, MBC <불만제로> 이우환 PD, SBS <자기야> 민의식 PD는 각각 드라마·시사다큐·교양정보·예능 부문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제26회 한국PD대상 수상작은 2013년을 빛낸 210편의 후보작을 놓고 각 방송사 PD협회 소속 심사위원 150여명이 지난 2월 11일부터 예심과 본심을 거쳐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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