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7명의 실종자를 낳은 세월호 침몰사건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17일 현장을 방문했으나 실종자 가족들이 정작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구조활동이나 신경쓰라고 항의하는 등 분노가 폭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오후 5시 실종자 가족이 있는 진도체육관에 방문해 “잠도 못주무신 것 같은데 얼마나 걱정이 크시냐”며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의 마음에 무슨 마음 드려도 답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방금전 구조현장 둘러봤다. 모든 인력 동원해수색에 최선 다하고 있다”며 “잠수요원이나 이런 것에서도 계속 시도하면서도 날씨가 좋지 않지만 저도 최선 다하도록 부탁해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구조를)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어떤 위로도 참담하시겠지만 구조(할 수 있도록) 기다려달라. 현장에서 여러 가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알려드려서 답답하시지 않게 해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상황이야 어쨌든 애타는 가족 위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해군에서도 많은 사람 와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 드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에게는 정부가 최대한 가능한 모든 지원과 편의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규명 해 책임자를 엄벌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진도체육관 내에는 박 대통령의 발언 전부터 거센 항의와 야유가 쏟아졌다. 또한 단상 앞에서는 경호원과 가족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활동 결과가 거의 나오지 않고 있으며, 구체적인 구조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가족들이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큰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세월호 실종자가족들에게 항의를 받고 있는 장면. 사진=민중의소리 동영상 캡쳐
 
또한 구조활동을 지시하라는 요구에 박 대통령이 “현장에서 유디티(UDT) 대원을 비롯한 구조활동을 하는 모든 분들에게 ‘가족이 얼마나 애가 타시겠느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말하자 가족들은 “명령을 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그게 바로 명령입니다”라고 답했다.

‘승선자 자료를 원하고 있다’는 실종자 가족의 요구에 박 대통령 옆에 있던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승선자 명단을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데,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도 있고 명단 공개 꺼리는 분도 있다”며 “그래서 확인 원하는 분께는 확인해드리고 있다”고 답했다.

옆에 있던 박 대통령이 “다 알려드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어디에 확인하면 되느냐”고 말했고,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 쪽에서는 많은 야유와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전체 명단 공개하면 충격 받을 수 있으니 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며 “공개원치 않는 분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과 실종자가족의 공개 면담 과정은 JTBC가 보도했다.

이에 앞서 박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현장으로 가 있을 때 미리 체육관에 도착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이 실종자 가족들에게 원성을 샀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고현장 방문 장면. 사진=JTBC 뉴스 캡쳐
 
민중의소리가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남경필 의원이 ‘대통령께서 지금 현장에 방문하셨어요’라고 하자 가족들은 “됐고, 언제 (구조가) 되는거야”, “책임질 사람도 없고”, “시끄러워”, “조용해 XXX아” 등 거친 항의가 쏟아졌다.

한 가족은 “아까 우리가 현장에 출발하려고 할 때 장비를 실으려고 했는데 못실었다, 왜. 기자와 경호차들 외부차들 때문에 우리 구급대가 먼저 기다려야 하는데 못갔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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