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들의 지나친 취재 경쟁과 보도가 논란이 되자 MBC의 공개사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언론연대)는 17일 ‘세월호 사건보도, 언론의 각성을 촉구한다’는 긴급성명을 내어 “참사 피해자의 비극을 이용해 기사 장사를 벌인 패륜적 언론들은 피해자와 유족, 피해생존자 및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어뷰징’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세월호 사건을 취재하는 전 언론들은 무분별한 취재경쟁을 중단하고 취재와 보도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이어 부적절한 보도로 논란을 일으킨 MBC 측에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보험금 운운하는 보도를 내보낸 MBC는 사장이 직접 나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언론연대 내에서는 구조된 6살 어린아이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SBS 보도 역시 ‘부적절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으나 가족을 찾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감안해 최종 성명에서는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 CNN 보도와 MBC 보도를 비교한 이미지. CNN은 수온 상황에 따른 생존 확율을 전했다.
 
MBC에는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피해자 및 희생자가 받을 보험료 액수를 전하는 보도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MBC는 16일 <특집 이브닝뉴스> 리포트 ‘"2달전 안전검사 이상 없었다"…추후 보상 계획은?’에서 “수학여행 길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도 단체여행자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해사망 1억원, 상해치료비 5백만원, 통원치료비 15만원, 휴대폰 분실 20만원 등을 보상한다”고 전했다.

SBS 역시 <8 뉴스> ‘엄마·아빠 어디에…홀로 구조된 어린이’ 리포트를 전하며 구조된 어린이의 실명을 공개하고 병상에 누워있는 모습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JTBC는 구조된 학생과의 인터뷰가 논란이 되자 손석희 보도 부문 사장이 <뉴스9>에서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 논란이 된 SBS <8 뉴스> 리포트
 
언론연대는 “신속한 보도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6가지 보도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구혔다. 언론연대는 △감정적, 선정적 어휘 사용 △피해 상황을 반복, 중복 보도 △피해생존 청소년과 아동에 대한 취재 △공익에 상당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피해자와 유족, 피해생존자를 담은 근접촬영 화면의 사용 등은 최대한 자제해야 하라고 했다. 또한 보도는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내용이어야 하고 피해자와 유족, 피해생존자의 명예, 사생활, 심리적 안정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한국기자협회는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당시 ‘재난보도준칙’을 제정하려고 했으나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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