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검찰총장이 14일 한겨레와 경향신문 사진기자에게 욕설에 가까운 막말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김 총장은 이날 낮 12시 반 경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 한겨레·경향신문 사진기자들이 이 모습을 촬영하자 손가락질을 하며 “야 임마, 밥 먹고 나오는데”라고 말했다.

이날은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유우성씨 간첩증거 조작사건 수사 결과 발표로 이목이 집중된 때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 총장이 취재 중이던 사진기자들에게 막말을 한 것이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은 검찰청 내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취재행위에 대한 김 총장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불쾌한 심정을 토로했다.

경향신문 사진부 강윤중 기자는 “사진을 찍을 때 찍는 순간이 중요하니까 (김 총장의) 그런 말은 (생각 안했는데) 끝나고 나서 생각하게 되더라”며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김진태 총장의 (원래) 버릇인지, 아니면 최근 일련의 사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 기자는 “기분 아주 안 좋았다”며 “그런 검찰총장은 처음 봤다”며 “검찰청에서 사진을 찍었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닌데, 그런 반응은 처음이었다”며 “늘 거기서 찍어왔고, 오픈이 되어 있는 자리인 데다 보통 검찰에 부정적인 일이 있을 때 가도 제지당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겨레 사진부 김태형 기자는 “현장에 사진기자 3명이 있었고, 나는 돌아나가는 길이어서 직접적으로 그 말을 듣진 못했다”면서도 “검찰총장의 경우 외부로 나갈 때 차량 앞에서 찍기도 하고 내부에서 찍을 때는 검찰 구내식당 입구에서 찍는 게 관례”라며 “오늘도 나올 때 (김 총장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다가 총장이 밥 먹고 나와서 그런 말을 했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검찰총장은) 공인인데 (기자를) 하대하듯이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사석에서 친해지면 할 수 있는 말이긴 하지만 개인적 친분이나 안면도 없는데 형식적인 관례대로 취재 동선에서 취재를 하던 상황에, 그 때가 민감한 상황이긴 했지만 (검찰총장의 발언은) 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은 검찰 측 입장을 듣기 위해 대검찰청 대변인실에 전화를 했지만 구본선 대변인은 회의 참석 중이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변인실 관계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유선상으로 말하기 어렵고 메일로 보내면 응답할 것”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