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국내 최대 뉴스 플랫폼이다. 네이버와 뉴스 계약을 맺고 있는 곳은 총 167곳. 종합신문사 10곳, 방송·통신사 16곳, 경제신문(방송사) 10곳, 인터넷 6곳, IT 6곳, 스포츠·연예 37곳, 매거진 17곳, 지역 3곳, 전문지 9곳, 포토 5곳, 기타 5곳이다. 이중 정치, 사회분야 기사를 송고하는 곳은 60여 곳 이상으로 확인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뉴스 이용자 3324명의 이용자 1인당 평균 페이지뷰는 포털 뉴스서비스가 176으로 종합일간지 인터넷신문 페이지뷰는 56, 독립형 인터넷신문은 13에 불과했다. 특히 이용자의 33.5%(복수응답 조사결과)는 ‘포털 뉴스홈에서 관심 있는 분야 또는 주제의 뉴스를 찾아봤다“고 응답했다. 포털사이트와 포털이 직접 편집한 뉴스가 뉴스 접근이 주요 통로라는 이야기다.

네이버 뉴스팀이 직접 편집해 이용자들에게 보여주는 ‘분야별 주요뉴스’는 어떨까. 네이버는 하루 송고된 1만여 건의 기사 중 시사, 스포츠, 연예, 경제·생활 등 4개 항목별로 15건의 기사를 분야별 주요뉴스로 내보내고 있다. 정치기사에서 연합뉴스 기사 비율이 과반이고 상위 10개사의 기사 비율이 90%에 이른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왔다. 연예·스포츠 분야에서도 특정 매체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회장 최락선 조선비즈 기자, 온편협)가 지난 3월 한 달 동안 네이버 ‘분야별 주요뉴스’를 모니터링 한 결과다. 온편협은 이용자들이 포털 뉴스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시간대를 오전 7시부터 밤 11시로 추정, 이 시간 동안 매체별 기사 건수와 노출시간 등을 확인했다. 네이버가 공론장을 형성하기보다 기술적으로 보수적인 편집 성향을 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시사+경제/생활 기사 매체별 비율. 자료=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 제공.
 
정치 사회 경제 모두 연합뉴스에 맡겨라?

온편협이 모니터링을 실시한 3월 한 달 동안 네이버가 시사, 경제/생활 분야 주요뉴스로 내보낸 기사는 총 4236건. 이중 1795건이 연합뉴스 기사다. 기사비율은 42.37%. 뉴시스가 두 번째인데 244건으로 기사비율은 5.76%다. SBS(209건, 4.93%) 뉴스1(205건, 4.84%) MBC (191건, 4.51%) 머니투데이(138건, 3.26%) 세계일보(109건, 2.57%) 이데일리(108건, 2.55%) 서울신문(92건, 2.17%) YTN(87건, 2.05%)이 뒤를 이었다.

KBS는 80건(1.86%)에 불과했고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도 모두 80건 미만으로 나타났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도 마찬가지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는 50건도 채 되지 않았다. 종편 중에는 JTBC가 41건(0.97%)으로 가장 많았다. MBN은 20건(0.47%), TV조선과 채널A는 각각 4건과 3건이었다. 온라인종합지인 오마이뉴스는 10건, 대표적인 시사주간지인 한겨레21과 시사IN 기사는 각각 5건, 2건 노출에 그쳤다.

시사분야 기사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연합뉴스 비중이 높아진다. 총 2339건인데 1185건, 50.66%가 연합뉴스 기사다. 여기에 뉴시스 171건(7.31%), 뉴스1 133건(5.69%)을 더하면 3개 통신사의 정치기사가 열 건 중 여섯 건 이상이다. 이들과 SBS MBC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서울신문 이데일리 국민일보 등 상위 10개 매체가 82.17%를 차지하고 있다. 1건 이상 노출된 언론사는 총 40곳뿐이다.

   
▲ 시사분야 중 정치기사 매체별 비율. 자료=온편협 제공.
 
정치기사의 경우, 통신사 포함 상위 10개사 쏠림현상은 더 심각하다. 온편협은 시사 분야 뉴스를 정치와 사회 등으로 분류했는데, 총 820건의 정치 기사 중 연합뉴스 기사는 459건으로 전체 55.98%다. 여기에 뉴시스(85건, 10.37%), 뉴스1(39건, 4.76%)을 더하면 통신사 기사 비율은 71.09%에 이른다. 상위 5개사 비율은 78.17%, 상위 10개 비율은 89.87%다. 1건 이상 노출된 언론사는 30곳에 불과했다.

사회 기사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총 1117건을 주요뉴스로 내보냈는데 이중 483건이 연합뉴스 기사로 비율은 43.24%다. 연합뉴스, SBS, 뉴스1, 뉴시스, MBC TV 등 5곳 매체 기사 비율이 66.24%다. 상위 10곳의 기사 비율은 78.51%다. 네이버가 1건 이상 내보낸 매체는 38곳에 불과하다.

경제분야에서도 통신사 기사 비율이 높았다. 총 1897건 중 610건이 연합뉴스 기사로 비율은 32.16%다. MBC가 115건, SBS가 106건으로 비율은 각각 6.06%, 5.59%다. 상위 10개사의 기사 비율은 66.47%다. 경제지 중에는 머니투데이가 70건(비율 3.69%)로 가장 많다. 주간지 중에는 중앙선데이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겨레21은 4건이고 주간한국 주간동아 매경이코노미스트는 1건뿐이었다.

시사+경제/생활 부분을 보면, 통신 3사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 사회, 정치분야로 갈수록 통신사 비중이 높다. 방송사 중에서는 SBS와 MBC가 상대적으로 노출이 많이 됐다. 전국단위 아침종합신문 중에는 세계일보와 서울신문만 ‘시사+경제/생활’ 상위 10개사에 들어갔다. 인터넷언론 중에는 머니투데이, 이데일리가 10위권에 들었다. 정치 분야에서도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 시사분야 중 사회기사 매체별 비율. 자료=온편협 제공.
 
네이버는 온라인 저널리즘의 적?

네이버 측은 “실시간성과 완성도를 기준으로 편집하고 있다”며 “매체선호도는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다음도 거의 비슷한 비율로 연합뉴스 기사를 편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은 주요뉴스 옆에 관련 기사와 매체를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에서 네이버와 다르다. 네이버가 쟁점기사 대신 안정적인 기사를 주로 유통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장을 만들기보다 단건 소비로 여론을 축소한다는 이야기다.

언론재단이 지난해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네이버의 뉴스섹션의 뉴스기사 양식을 모니터링 한 결과, 네이버의 스트레이트 기사 비율은 21.8%, 해설·해석기사 비율은 10.1%였다. 스트레이트와 해설·해석을 혼합한 기사는 62.0%다. 이 분석결과와 온편협의 모니터링 결과를 종합하면, 네이버가 실시간기사뿐 아니라 분석기사에서도 통신사 기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경제 미디어전략부 최진순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나치게 특정매체 중심의 뉴스 서비스로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네이버가 지나치게 기술적으로 보수적인 편집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통신사는 실시간 스트레이트 기사 위주인데 통신사 기사가 많다는 것은 해설이나 분석의 영역에 이용자들이 다가서는 것을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실시간성과 완성도를 고려해 편집한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100여개 언론사가 하루 2만개 이상을 송고하는데 이 안에서 편집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며 “편집을 진행할 때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언론의 주목도와 네이버의 주목도가 일치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동일 사안에 대한 기사는 사건 정보가 최대한 충실한 기사를 선택하고, 다양한 입장이나 관점이 있는 기사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의 폐쇄적인 뉴스서비스 배경에는 포털 독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미디어연구소 김동원 연구팀장은 “네이버는 실시간검색어, 키워드 검색 등 뉴스 이외의 요소로 뉴스소비를 유도한다”며 “네이버가 이용자들이 뉴스에 접근하는 여러 경로를 다른 요소들로 만들기 때문에 네이버 뉴스서비스의 폐쇄성 문제 배경에는 포털 집중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연예는 머니투데이 계열 싹쓸이?

스포츠, 연예 분야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온편협이 3월 7일부터 4월 6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분야별 주요뉴스에 노출된 스포츠, 연예 기사를 모니터링 했다. 연예뉴스에서는 OSEN(오센) 기사가 437건으로 비율은 23.47%다. 스타뉴스는 258건으로 13.86%, TV리포트는 209건으로 11.22%다. 마이데일리 스포츠서울닷컴 enews24 엑스포츠뉴스 스포츠동아 일간스포츠 스포츠한국 등 상위 10개사 기사가 1421건으로 전체 76.31%를 차지했다.

스포츠 기사는 총 1664건인데 상위 10개사의 기사가 1208건으로 72.59%를 차지했다. 역시 오센이 399건으로 가장 많았다. 비율로는 23.98%다.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기획한 스포츠 기사가 159건으로 9.56%다. 마이데일리(124건, 7.45%) 스포탈코리아(109건, 6.55%) 스포츠조선(95건, 5.71%) MK스포츠(94건, 5.65%) 엑스포츠뉴스(62건, 3.73%) 이데일리(58건, 3.49%) 풋볼리스트(55건, 3.31%), 연합뉴스(53건, 3.19%)가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머니투데이 자회사 및 관계사가 눈에 띈다. 연예뉴스 2위 스타뉴스는 머니투데이의 자회사고, 스포츠와 연예 분야에서 1위인 오센은 머니투데이가 지분 21.18%(2013년 말 기준)를 보유한 관계회사다. 스포츠 분야 4위인 스포탈코리아의 지분 49.08%도 머니투데이가 보유하고 있다. 시사분야 3위, 경제·생활분야 5위인 뉴스1은 머니투데이의 자회사로 머투가 지분 59.97%를 보유하고 있다.

   
▲ 한국온라인편집기자협회 모니터링 결과. 자료=온편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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