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자신문에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전자신문이 “해당 기사는 오보가 아니며 정정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전자신문의 ‘갤럭시S5 기사’가 “제품과 회사 이미지에 큰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전자신문 ‘임직원 일동’은 6일 사이트 팝업창과 기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주장과 달리 해당 기사는 오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자신문은 “삼성전자가 ‘오보’라고 적시하며 소송의 대상으로 삼은 전자신문의 지난 3월 17일자 21면 <출시 코앞 갤럭시S5, 카메라 렌즈 수율 잡기에 안간힘> 제목의 보도는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 오보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자신문은 오랫동안 삼성전자와 거래해온 핵심 협력사들을 장시간 깊이 있게 취재해 사실에 근거한 문제점을 짚어냈다”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은 “삼성전자 주장대로 삼성전자와 글로벌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해 흠집을 내려 한 것이 아니라 강도 높은 혁신과 소재부품 수급방식 개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 높여가라는 의미로 내보낸 기사”라고 설명했다.

   
▲ 전자신문 1면 머리기사
 
전자신문은 이어 “자사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고, 입맛에 맞지 않는 기사를 썼다고 해당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억대 소송을 거는 행위는 충분히 ‘언론 길들이기’로 비춰질 만하다”고 비판했다.

전자신문은 “가치 있는 정보와 통찰력을 제공하여 국가경제와 지식산업을 선도한다는 신념으로 32년을 한결같이 달려왔다”며 “이를 함께 해온 산업계와 법정다툼까지 원치는 않지만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삼성전자가 전자신문에 3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후 이들의 전면전이 본격화됐다. 전자신문은 7일 지면을 통해 삼성전자의 ‘협력사 쥐어짜기’를 강하게 비판하는 기획 기사 여러 건을 쏟아냈다.

   
▲ 전자신문 5면 기획기사
 
이날 1면 머리기사 <‘연봉 50% 성과잔치할 때 협력사는 ’마른 수건‘만 짰다’>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제조업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자신문에 따르면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생산량이 많고 수익이 나는 소재·부품은 직접 만들고, 생산량이 적고 만들기 까다로운 제품은 협력사에 떠넘기기 일쑤”라며 “불만을 표출할 수는 없고 냉가슴만 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자신문 3면에는 <‘또 하나의 가족’이라더니… 삼성, 협력사 벼랑으로 내몰아>,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 '사업보국' 정신 퇴색>라는 기사가 실렸다. 5면 <삼성전자, 상생 저버린 폭주… 협력사의 눈물> 기획 기사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주요 협력사 실적과 현황 등을 소개하며 ‘삼성전자가 원가부담을 떠넘기며 협력사를 사지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된 갤럭시S5와 언론과 기업의 관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장지영 전자신문 정보방송과학부장은 이날 ‘데스크라인’ 칼럼에서 갤럭시S5 하루 평균 판매량(7000대)이 갤럭시S3(출시 첫날 5만대)에 비해 상당히 적음에도 여러 언론이 “선전하고 있다”는 기사를 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의 언론플레이’라는 기사 댓글을 소개한 후 “독자들이 꼬집은 것처럼 진짜 보이지 않는 손에 영향을 받았다면 경제 권력에 저널리즘이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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