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창간한 미국의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현재 방문자 기준 세계 1위 뉴스 서비스다. 점점 많은 독자들이 기존 언론사가 아닌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소비하고 있다. 또한 뉴스 소비 형태의 변화에 따라 뉴스의 정의와 기자상도 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미비하지만 한국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스타트업이 디지털 뉴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한국의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나본다. <편집자>

요즘 젊은 세대에겐 신문과 TV 뉴스가 굳이 필요 없다. 업무나 취업 목적이 아닌 이상 돈을 내고 신문을 읽지 않고, 한 시간 동안 앉아서 지상파 뉴스를 보지도 않는다. 대신 이들은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뉴스를 접한다.

이런 뉴스 소비 행태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64%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며, 30%는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한국 젊은이들도 이와 비슷하다.

 

 

   
▲ ㅍㅍㅅㅅ 로고
 

그렇다면 SNS에서 20~30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디어는 무엇일까. 페이지 ‘좋아요’로만 따지면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세웃동)’ 등 흥미 위주의 콘텐츠 큐레이션 미디어들이 있다. 그러나 최근 가장 주목받는 매체 중 하나는 ㅍㅍㅅㅅ다.

ㅍㅍㅅㅅ는 대선 시기인 2012년 12월 9일 창간했다. 창간 첫 콘텐츠인 ‘대선특집’이 인기를 끌면서 ㅍㅍㅅㅅ라는 이름을 알리는데도 일조했다. 시작은 각 대선 후보별 ‘인생 설명서’다. ‘진보의 아이유에서 종북주의자까지, 이정희 인생 설명서’, ‘수첩공주 박근혜의 인생 매뉴얼’ 등의 기사로 각 후보의 이력을 요약했다.

ㅍㅍㅅㅅ 창간에 참여한 이승환, 임예인씨 등은 수년 간 글을 써온 블로거 출신이다. 260여명에 달하는 외부 필진 중에도 블로거가 다수다. 이에 따라 ㅍㅍㅅㅅ의 콘텐츠도 보도형 기사 보다 필자의 개인적 정치성향과 철학이 담긴 블로그형 기사가 많다.

그러나 일반 블로그 보다 ㅍㅍㅅㅅ가 더 인기를 끄는 데는 편집진의 ‘센스 있는 편집’의 역할이 크다. 기존 언론이 뽑기 어려운 과감한 제목 선정과 적절한 ‘짤방’ 이미지는 ㅍㅍㅅㅅ의 인기 비결이다. 특히 편집진이 글 중간 중간 넣는 짤방은 글과 어울려 상승효과를 일으킨다.

전혀 상관없는 이미지도 글 내용과 어울리게 ‘코믹한 캡션’을 달아 관점과 정보와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단계별로 보면 일단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잡고, 짤방으로 클릭하게 만든다. 또한 딱딱한 보도형 문체가 아닌 대화형 문체로 읽기 쉽게 만들고, 글과 짤방을 적절히 배치한 ‘스토리 텔링’으로 스크롤을 내리게 한다.

 

 

 

 

   
▲ '버림받은 땅' 전북을 이야기하면서 아이돌 그룹의 사진을 짤방으로 넣었다. 사진=ㅍㅍㅅㅅ 갈무리
 

‘세웃동’류와 다른 점은 시사 등 다소 진지한 주제를 다룬다는 점이다. 그러나 언제나 특유의 유머감각을 잃지 않으며, 이런 특성은 ‘개드립 모음’에서 꽃을 피운다. ‘개드립 모음’은 특정 사건이 터졌을 때 트위터에서 나오는 재밌는 트윗을 모아서 보여주는 큐레이션 콘텐츠다. 예를 들면 ‘KT 개인정보 유출 개드립 모음’, ‘김연아 연애 개드립-비판 모음’ 등이 있다. 지난 1월 나온 ‘스타벅스 닉네임 이벤트 개드립 모음’은 페이스북 ‘좋아요’를 4152개(23일 기준)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ㅍㅍㅅㅅ는 현재 9명의 편집진이 공동운영하고 있다. 이승환 발행인, 김수빈 편집주간, 임예인 편집장, 유상엽 기술고문 등 자칭 직책이 있지만 큰 의미는 없다. 이씨는 “그냥 붙인 거라 직책이 의미가 없다. 모두에게 편집권한이 있어서 시간이 되는 사람이 알아서 편집하고 발행한다”고 말했다.

편집 회의는 온라인에서 한다. 이씨는 “편집이 아니라 잡담을 떤다. 이 글을 ㅍㅍㅅㅅ에 가져오면 어떨까. 이건 이렇게 써보면 좋지 않을까 등에 대해 채팅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냥 심심해서 만들었다”는 창간 이유처럼 딱히 정해진 운영방식은 없다. 이씨는 “느슨한 구조의 언론 동아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 자극적인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잡고, 짤방으로 클릭하게 만든다. 이미지=ㅍㅍㅅㅅ 누리집 갈무리
 

이랬던 ㅍㅍㅅㅅ가 3월부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1년 4개월 간 개인이 만든 비영리 사이트에 불과했으나, 이젠 이씨와 김씨가 기존 직업을 그만두고 ㅍㅍㅅㅅ에 전면적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IT(정보통신기술)콘텐츠 기획자였던 이씨는 지난달 ‘삼고초려’를 해서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창간팀에 있던 김씨를 영입했다. 김씨는 국방전문 매체인 디펜스21 기자 출신이다.

이들은 서울 가산동에 사무실을 마련해 상근업무를 시작했고, 곧 서울시에 인터넷언론으로 등록할 계획이다. 지금까진 그럴 필요가 없었으나, 포털 기사제휴나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을 받기 위해 공식 언론사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앞서 한 보안업체는 ㅍㅍㅅㅅ에 ‘샵메일 비판 기사’를 내리지 않으면 고소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김씨는 “처음 의도는 언론이 되겠다는 건 아니었는데, 어쨌든 언론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는 걸 알게 됐다. 그렇다면 언론으로 등록해서 적극적으로 그런 기능을 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한 ㅍㅍㅅㅅ는 영리단체로 성격을 전환하면서 본격적으로 수익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최소한 두 상근자의 월급과 서버비용, 외부필진 원고료는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준비하는 수익모델은 최근 몇 년 전부터 전 세계 주요 온라인 언론이 시작한 ‘네이티브 광고’다. 이씨는 “한국 온라인 광고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형태의 ‘끝’이었다”며 “우리는 광고 자체를 콘텐츠화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50대를 겨냥한 세대전쟁, 그 어리석은 자충수. 이미지=ㅍㅍㅅㅅ 갈무리
 

ㅍㅍㅅㅅ는 슬로우뉴스와 여러 면에서 비슷하지만 좀 더 무게감을 뺀 매체다. 그런 만큼 좀 더 위트 있고 독자층도 폭넓다. 현재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는 1만8863명, 트위터 팔로워 1만여명을 넘었다. 하루에 게재하는 기사는 2~3개 정도이며, 사이트 트래픽은 월 120만 페이지뷰(PV), 80만 순방문자(UV) 수준이다. 이씨는 “제대로 하면 250만 PV까지는 나오는데, 지금까진 주말엔 안 올렸고 트래픽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ㅍㅍㅅㅅ의 주요 타깃 독자층은 20~30대다. 이씨는 “하다보니깐 주 독자층이 20~30대 학력자본, 고소득, 사회의식이 있는 분들이 됐다”며 “이들은 평범한 콘텐츠 말고 통념을 뒤엎거나 판이한 기성 보도가 아닌 다른 차원의 접근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1년 지나고 보니 주요 독자들이 우리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됐다”며 “일종의 당사자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ㅍㅍㅅㅅ 편집진은 앞서 딴지일보에 대해 ‘지사정신이 강한 꼰대 선배 같은 느낌’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1998년 창간 후 십수년간 ‘B급 유머’와 참신함을 유지했던 딴지일보도 아래 세대에겐 고루한 매체로 인식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과제는 공식 언론사로 변신을 선언한 ㅍㅍㅅㅅ에게도 가까운 미래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김씨는 “좀 더 타깃 연령대를 확장한다면 위가 아니라 아래로 가야 한다. 그걸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ㅍㅍㅅㅅ 상근 운영진. 왼쪽부터 김수빈, 이승환씨. 사진=김병철 기자
 

 

 


미디어오늘은 지난 20일 서울 가산동 ㅍㅍㅅㅅ 사무실에서 상근 운영진 이승환, 김수빈씨를 만났다.

- ㅍㅍㅅㅅ는 왜 만들었나.
이승환 : 정말로 심심해서 만든 건데... 슬로우뉴스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가 ㅍㅍㅅㅅ 만든 후 더 쓰지는 않는다. 슬로우뉴스에선 내 마음대로 하기가 힘들고, 필자 뽑을 때도 빡빡했다. (운영진 안에서) ‘이 글을 올릴 거냐’는 글이 나오면 투표를 하고 서로 논쟁하고... 이럴 바에 ‘내 마음대로 올리는 게 편하겠다’ 싶었다.

- 자기소개 좀 해달라. 기존엔 어떤 걸 했었나.
이 : 온라인 PR(홍보)도 하고, CRM(고객관계관리)도 하고, 콘텐츠 관리도 했다. IT 콘텐츠 기획자라고 보면 된다.

김 : 디펜스21 기자였다. 국방, 외교분야도 온라인으로 가야 하는데 ‘한국 언론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옮겨갈 수 있을까’ 사례를 찾다가 2013년 1월에 ㅍㅍㅅㅅ를 봤다. 신기하고, 배워보고 싶어서 필자로 참여했다. 기존부터 온라인에선 너무 진지하지 않고, ‘코믹 터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디펜스21은 전혀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서...

- 다른 운영진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 : 나머지 7명 모두 직업이 있다. 대충 나이가 20대 후반~30세 초반이다. 웹에 밝고 똑똑한 친구들이라고 보면 된다. ‘서브컬처’에 관심 있는 친구도 있고... 이런 게 ㅍㅍㅅㅅ의 정체성을 만들어간다.

- ㅍㅍㅅㅅ의 성과를 수치로 표현 가능한가.
이 : 방문 당 체류시간이 1분 30초로 길다. 일반 기사의 경우 절반 정도는 ‘실수네’하고 바로 나가는데, 그런 걸 고려하면 2분 이상 보는 것이다. 열독률이 높다고 평가한다.

김 : PV를 올리기 위해서 조선일보가 어뷰징을 하는데, 낚시 기사를 끝까지 읽은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우리 독자는 실수로 클릭한 게 아니라면 글은 어느 정도씩 읽는다.

이 : 기사당 평균 PV가 8천 정도다. 우리가 내놓는 건 뭐든 ‘읽을 만한 기사’라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한다. 언론사 닷컴은 PV를 높여서 광고수익을 높이려고 쓸 데 없는 것도 올린다. 그에 비해 ㅍㅍㅅㅅ는 믿을 만한 곳이다.

- SNS 유통전략은 뭔가.
이 : 결국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글을 읽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웬만하면 유입시키려고 한다. 첫째, 관심을 끈다. 둘째, 유입시킨다. 내용이 허접해서 들어온 독자를 배신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SNS에선 (기사내용)요약을 한다.
 
   
▲ 용돈으로 주식 3000만원 지른 아이들, 우리는 왜 따라하지 못할까요?. 이미지=ㅍㅍㅅㅅ 갈무리
 
- 편집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나.
이 : 운영진 9명 모두에게 편집 권한이 있다.

김 : 슬로우뉴스는 시스템이 되게 진지하고 빡빡하다. 치열하게 토론하는 분위기라면 우리는 그것보단 많이 느슨하다.

이 : 편집이 아니라 채팅이다.

- 수익구조를 설명해 달라.
이 : 지금까진 없었는데 이젠 수익모델을 만들려고 한다. 벌 기회는 있었는데 우리가 원고료도 주지도 않아서 안한다고 했다. 그때까진 비영리를 유지해야 했다. 이젠 돈도 벌고 원고료도 드리려고 한다. 원고료는 더 좋은 글을 모을 수 조건이 된다.

- 어떤 수익모델인인가.
이 : 배너광고 말고, 콘텐츠 광고인 ‘네이티브 광고’를 할 거다. 한국 온라인 광고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형태의 ‘끝’이었다면 우리는 광고 자체를 콘텐츠화 하려고 한다.

- 기사형광고 등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 : 소비자가 ‘봤는가, 보고 와 닿았는가’ 이게 중요하다. 이미 소비자들은 ‘광고성 기사’나 ‘파워블로거 마케팅’이 광고인 것을 안다. 그런데 아무것도 얻어갈 게 없고 재미도 없다. 광고의 본질은 하나라도 더 알리고 독자에게 와 닿고 재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김 : 원래 광고의 본질은 정보다. 20세기 초 아돌프 S. 옥스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광고란 결국 뉴스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가 뉴스가 아니라면 무가치하다.

잡지 애드버토리얼이나 신문 홍보성 기사는 너무 정형화되어 있어서 독자들은 정보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다. 좀 더 정보 가치가 있으려면 창의적으로 형식과 내용도 바꿔야 한다.

웹에서 유행하는 콘텐츠 형식을 보면 근사한 것뿐만 아니라 대상을 우스꽝스럽게 조롱하는 것도 많다. ‘손학규의 대모험’같은 방식으로도 가능하다. 웹 시대의 맞는 형식과 정보를 담으면 된다.

- 편집 원칙은 무엇인가.
이 : 좋은 글을 받아와서 독자가 잘 떠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생쌀 가까운 걸 어떻게 밥으로 만들지, 그리고 이왕이면 맛있는 비빔밥으로 만들려고 고민한다. 모바일 환경에 맞춰 문단을 짧게 하고, 이미지로 호흡을 조절하면서 전달력을 높인다.

- 짤방 이미지는 어떻게 찾나?
이 : 저작권을 위반한다. 구글에서 이미지 체크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앞으론 덜 하겠다. 글 자체의 수준이 그리 낮진 않으니 관련 유머를 넣는 것이다.
 
   
▲ 개드립 모음. 이미지=ㅍㅍㅅㅅ 갈무리
 
- ‘개드립 모음’이 인기다.
이 : 뉴스라는 게 이슈를 분석해주는 거다. 좋은 글을 내고 적시에 사람들의 반응을 모아주고. 그런데 트위터가 망해가고 있어서 개드립도 망하고 있다. 개드립도 다른 방식으로 변화시킬 수 잇을 것 같다. 같은 내용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다른 실험이 가능하다.

김 : 영리로 하던 게 아니라 콘텐츠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는 방법을 많이 생각해야 했다. 품을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재밌는 콘텐츠. 다중 지성이 만든 재밌는 것만 모은 게 개드립 모음이다.

- ㅍㅍㅅㅅ의 기사는 기존 기사와 어떻게 다른가.
뉴스의 정의가 완전히 다르다. ㅍㅍㅅㅅ엔 스트레이트, 박스 기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기사, 뉴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모든 것을 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콘텐츠에는 어떤 제약도 없다.

스트레이트와 박스라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니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 기존 기사는 ‘기본적으로 팩트를 알린다’인데 우리는 모아서 평가하고 분석한다. 국정원 사건에 대해 그냥 욕하고 끝나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이 어떤 상황이고, 어떤 의미인지를 되짚어 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있다.

- ㅍㅍㅅㅅ는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나. 언론인가.
김 : 우리가 언론이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처음엔 그렇게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런 기능도 몇 건 하게 됐다. 특정 이슈에 대해서 기성 언론이 제기하지 않는 것을 제기하거나, 기성 언론이 잘못 제기한 것을 비판하거나. 우리 스스로 언론이라고 규정하지 않았지만 글을 게시하는 행위는 언론이 하는 것과 비슷하다.

1년 이상 하다 보니 독자들의 반응을 의식하면서 우리 정체성이 굳어지고 있다. 학력자본이 많은 사람들이 독자이다 보니 기존 통념에 반하는 지적 자극을 원한다. 한편으론 개드립 모음을 내지만, 진지하면서도 재밌는 걸 바라는 게 ㅍㅍㅅㅅ의 독자층이다.

이 : 사람들은 지성적으로 비춰지면서도 동시에 위트 있고 싶어 한다. 두 가지가 배치되는 것도 아니라 ㅍㅍㅅㅅ도 추구하고 있다. 재미만 있으면 너무 싸 보이고, 지식만 있으면 안 읽는다.

- 뉴스와 기자의 상도 변하고 있다.
뉴스의 형식 자체는 완전히 변할 것이다. 뉴스는 하나의 콘텐츠다. 기자도 기존 형식에 맞춰 기사를 만드는 사람에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 바뀔 것이라고 본다. 기존처럼 출입처에 가서 정보를 따는 형식은 부정적이다. 그것만 벗어나면 할 게 너무 많다. 또 뉴스는 가장 재미없는 콘텐츠 중 하나다.

사람들이 안 봐서 돈을 못 버는 게 아니라 언론이 갈수록 저널리즘에서 멀어지니 그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다. 비즈니스와 저널리즘을 함께 가야 하는 게 언론의 숙명이다. 그러려면 매력적인 콘텐츠로 자리매김해야 제대로 된 언론이 될 것 같다.

김 : 1년이 지나고 보니 주요 독자들이 나이대나 원하는 것이 우리와 비슷한 사람들이 됐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우리 세대를 어느 정도 대변하는 매체가 된 것 같다. 일종의 ‘당사자 저널리즘’이란 생각을 한다.

그 세대가 원하는 걸 잘 가장 아는 건 그 세대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와 비슷한 세대의 여성을 위한 것도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당사자들이 직접 만드는 저널리즘. 10~20대 초반을 위한 것도 필요하다.
 
   
▲ 세계로 퍼지는 김정은 헤어스타일. 이미지=ㅍㅍㅅㅅ 갈무리
 
- 슬로우뉴스는 경쟁지인가.
이 : 같이 술 먹는 사이인데... 시장에 나온 이상 경쟁이 아닌 것이 무엇인가. 애니팡, 지저스팡도 그렇고, 콘텐츠 차원에선 모두가 경쟁자다. 다만 슬로우 뉴스는 매력적이니깐 제휴 같은 걸 하고 싶다.

- 타깃 독자는 누구인가. 20대 초중반은 적지 않은가.
이 : 하다보니깐 주 독자가 20~30대가 됐다. 주로 학력자본, 고소득, 사회의식있는 사람들이다. 40대 중 감각 있는 분들도 있긴 하다. 사실 정확하겐 20대 초중반이 아니라 10대가 안 본다. 아직 10대 문제를 다루기는 힘들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김 : 좀 더 타깃 연령대를 확장하면 위가 아니라 아래로 가야 한다. 사전 정지 작업을 하려고 한다.

- 글을 쓰는 필자는 몇 명인가.
이 : 등록된 필자는 약 260명이다. 돈만 있으면 인원을 늘리려고 한다.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아서 처음엔 개인적 인맥으로 요청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유명)인사를 모으려고 하는데, 우리는 이 사안을 잘 알고 문제의식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 일본에서 만화 편집하는 사람, 수의사, SI업체에서 ‘노가다’한 사람, 이런 분들만큼 그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김 : 이런 방식은 웹 등장 이전엔 불가능했다. 이전엔 명성이라는 게 유일한 척도였다. 다른 방법으론 사람을 찾을 수 없었으니. 우리는 신문, TV에 나온 적 없어도 그 분야에서 오래 일했다면 필자로 받는다. 그런 방식으로 원고료를 못 주지만 ‘인사이트’ 있는 이들이 필자가 됐다. 또 청탁 보다 기존에 쓴 글을 따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 : 그건 비영리니깐 가능했던 일이다. 지금 영리도 넘어간다고 (필자들이) 욕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매체의 목적은 더 좋은 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건데 그걸 위해서도 원고료는 필요하다. 필자에게 무료로 부탁하는 것도 굉장히 미안한 일이다. 원고료를 조금이라도 주면 좀 더 좋은 글을 만들고 그게 선순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 ㅍㅍㅅㅅ에 대한 지금 고민이 뭔가.
김 : 수익 모델을 네이티브 광고로 하려고 하는데 과연 그 시점이 맞는가. 적절한 때를 못 맞추면 좋은 비전을 가져도 실패할 수 있다. 물론 당연히 (환경이) 무르익었다고 생각했으니 하는 것이기는 하다.

이 : 생각이 안난다.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①] 블로거들이 모여 만든 대안언론, 슬로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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