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정 의원은 26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민 끝, 행복 시작”이라며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정몽준 의원은 다음달 2일 서울 남산공원 백범광장에서 출마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이혜훈 최고위원,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이 맞붙는 ‘빅 매치’가 됐다.

정몽준 의원이 경선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박원순 서울시장이라는 큰 산이 남아 있다. 정 의원은 박 시장을 일컬어 “서울의 활기가 떨어졌다. 말로만 서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시장은 26일 에 출연해 “새누리당 출신으로 이런 말씀, 시민들에게는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반박했다.

누리꾼들은 “정몽준 의원이 ‘말로만 서민’ 운운하다니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정몽준 의원은 ‘버스비 70원’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지난 2008년 당 대표 경선 앞두고 진행된 토론회에서 공성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정몽준 의원 스스로 부자라고 생각 안 한다는데 서민들 타고 다니는 버스 기본 요금이 얼마인지 아냐”고 묻자 “요즘은 카드로 계산하지 않나. 한 번 탈 때 한 70원 하나?”라고 대답했다.

   
 
 
누리꾼들은 “버스비 70원인 줄 아는 사람이 무슨 서민 타령이냐” “자기 재산으로 버스비 70원 만들어주면 뽑아준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버스비 70원 아저씨 서울시장 나온다고? 공약으로 버스비 70원 하던가”라고 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세습경영인이 서민의 마음을 안다? 러시아 피겨 선수가 금메달 반납한다는 말보다 진실성 떨어짐”이라고 지적했다.

정몽준 의원이 출마선언을 하면서 2조에 가까운 현대중공업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국회의원과 장·차관을 포함한 1급 이상 고위공직자,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의 4급 이상 공직자들은 안전행정부 산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직무와 관련된 주식을 매각하거나 수탁기관에 위탁해야 하는 ‘백지신탁 제도’ 때문이다. 정 의원이 당선될 경우 직무 관련성이 인정되는 주식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누리꾼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조선업이니 서울이랑은 상관없다고 우길 수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넘어가지겠어? 신탁할 각오로 나왔다고 봐야겠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언감생심, 별 걱정을 다 한다. 절대 그럴 일 없으니 김칫국은 그만 마셔라”며 정 의원이 벌써부터 당선 이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야권성향 누리꾼들은 정몽준 의원이 출마 선언을 남산 백범광장에서 한다는 점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이혜훈도 출마선언을 백범기념관에서 했는데 친일독재미화에 혈안이 된 새누리당 후보들 출마선언 장소는 박정희 묘 앞이 제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민희 민주당 역시 트위터에 글을 남겨 “이혜훈, 정몽준 등 서울시장 후보들이 왜 백범 김구선생 기념관-동상 앞에서 출마선언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왜 이승만 대통령 동상 주변에서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 걸까?”라며 “김구선생과 새누리당, 길이 다른데 왜 그러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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