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가 21일 김재철 사장 시절 부사장이었던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을 차기 MBC 사장으로 결정하자 전국언론노조(위원장 강성남)가 ‘안광한 반대 투쟁’을 선포했다.

전국언론노조는 긴급성명을 내고 “안광한은 편성본부장 시절 시사 프로그램 ‘후플러스’를 폐지하고 ‘PD수첩-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편의 불방 사태를 야기하는 등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데 앞장섰다. 2012년에는 인사위원장을 맡아 MBC 파업에 참여한 후배들에게 무더기 보복 인사를 자행했다. 한마디로 MBC의 공정성을 망가뜨린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MBC의 한 언론인은 “대주주인 방문진과 박근혜정부가 안광한 사장 내정자에게 김종국 사장보다 더욱 강경한 태도를 원할 것”이라며 MBC의 앞날을 우려하기도 했다.

언론노조는 방문진을 향해 “파업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에게 다시 보복 인사를 자행해 MBC의 권력 감시․비판 기능을 거세할 속셈인가”라고 되물은 뒤 청와대를 향해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주역을 더 승진시켜 낙하산 사장으로 앉히는 게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인가”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모든 양심 세력과 연대해 안광한 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안광한 차기 MBC사장. ⓒ이치열 기자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은 “MBC를 망가뜨린데 일익을 담당한 사람이 당선됐다는 것은 박근혜의 공영방송정상화 공약이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난 것이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안광한씨가 공영방송을 잘 이끌 것이라고 봤다면 공영방송에 대한 인식의 천박함을 드러낸 것이다”라며 ‘안광한 반대’ 투쟁을 예고했다.

한편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방문진의 이번 결정을 두고 “도로 김재철이다. 안광한 사장체제는 박근혜 정부가 다시 김재철 체제처럼 정권의 홍보방송을 만들겠다는 시도이다”라며 “김재철 사장 밑에서 부사장을 했던 사람을 다시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방문진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희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역시 “제2의 김재철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박근혜정권이 명확히 보여준 것이다. 법원이 2012년 MBC파업이 정당했다고 판결했는데 당시 파업을 탄압했던 핵심적 인물이 사장이 된 것은 사법부의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자 MBC 정상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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