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경 전무님… 박정규입니다. 어제 오랜만에 뵈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이달 초부터 뉴데일리경제 사장을 맡고 보니 헤쳐나갈 현안이 산적해 요즘 밤잠을 설치며 뛰는 상황입니다. 특히 삼성그룹-뉴데일리간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나가려 노력하려고 합니다.

어제 박종문차장과 얘기해보니 지난달 뉴데일리에 ‘또하나의 가족’기사가 떠 서운했다고 하기에 돌아오는 즉시 경위를 알아봤고, 제 책임 하에 바로 삭제조치시켰습니다
물론 칼럼니스트가 특별한 의도를 갖고 쓴 것은 아니이었고, 간부들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동안 제가 한국일보를 떠나 몇몇 매체를 도는 동안 항상 애정어린 눈길로 보살펴 주신 점 깊이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뉴데일리-뉴데일리경제 양쪽 법인의 주주이자 경제부문 대표로서, 더 이상 옮기지 않고 이곳에서 매진할 생각입니다
(계속)

18일 박정규 뉴데일리경제 편집국장 겸 대표이사가 김부경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전무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전문이다. 최초 보도한 프레시안에 따르면, 박 대표는 김부경 전무에게 보낼 문자메시지를 실수로 프레시안 기자 등에게 보냈다. 문자 내용에 따르면, 지난 17일 박정규 대표는 김부경 전무, 박종문 차장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박 차장은 뉴데일리가 ‘또 하나의 약속’ 관련 기사를 쓴 것에 대해 “서운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위를 알아본 뒤 기사를 삭제했다. 그리고 이튿날 김부경 전무에게 문자를 보냈다.

   
▲ ‘또 하나의 약속’ 영화 스틸컷 ⓒ Daum 영화
 
박정규 대표는 19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동일한 행사, 유사한 내용의 기사를 삭제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삭제한 기사는 2월 5일자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관련 기사로 방송인 컬투, 배우 이경영 조달환씨가 팬과 시민들에게 이 영화 티켓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박 대표는 이 기사가 2월 4일자 신성아 기자가 작성한 기사 <컬투·조달환·이경영, 영화 ‘또 하나의 약속’ 감동… 티켓 쏜다!>와 같은 내용이라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뉴데일리경제 출범과 관련 17일 삼성 계열사에 인사를 다니던 중 박종문 차장을 만나 삼성 관련 문제를 이야기하던 중 영화 이야기가 나왔다. 박 차장은 “뉴데일리에도 <또 하나의 약속> 기사 많이 떠 있더군요”라고 말했고, 박 대표는 ‘삼성에서 관심 있게 보고 있구나’라고 생각한 뒤 사무실로 돌아와 관련 기사를 검색했다. 검색 결과, 중복 기사가 있어 삭제했다는 게 박 대표 설명이다. 그는 이 과정에 삼성의 외압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박 대표는 “삼성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도 많은데 중복된 기사 하나를 지운 것 가지고 ‘외압’이라느니 침소봉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개인이든 기업이든 어느 매체든 동일한 기사, 중복된 기사를 내려준다”고 말했다. “삼성에서 내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언론사가 두 번 세 번 같은 기사를 쓰진 않는다. 기자들이 서로 모른 상황에서 같은 기사를 써서 삭제했다”는 이야기다.

박정규 대표는 기업과 경제 관련 부처를 오랫동안 출입한 기자다. 1988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뒤 파이낸셜뉴스, 아시아경제를 거쳐 아주경제 편집국장, 아시아투데이 편집국장을 지냈다. 그리고 지난 5일 출범한 뉴데일리의 경제뉴스 법인 ‘뉴데일리경제’ 대표이사 겸 편집국장으로 옮겼다. 박 대표는 김 전무에게 기사 삭제 과정을 상세히 보고했다. 그리고 뉴데일리경제의 현안으로 “삼성그룹-뉴데일리간 신뢰 회복”을 들었다. 그는 “제가 한국일보를 떠나 몇몇 매체를 도는 동안 항상 애정어린 눈길로 보살펴 주신 점 깊이깊이 감사드린다”고도 썼다.

김부경 전무에 보낸 문자 내용에 대해 박정규 대표는 이렇게 설명했다. “김부경 전무는 삼성중공업 때부터 선후배처럼 친분을, 한국일보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까 좋은 인간적인 선후배처럼 생각하고 있거든요. 얘기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건데… 이렇게까지 확대할 것은 아닌데… 그리고 저는 (삼성 관련) 다른 기사는 그대로 두고 중복성 있는 기사만 (삭제)했는데 (프레시안이) 그렇게 써버렸어요.”

뉴데일리의 기사 삭제 건은 최대 광고주 삼성에 대한 굴종, 자기검열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추혜선 사무총장은 “한겨레 광고 파동에서 이미 삼성과 언론의 관계가 노골적으로 드러났고, JTBC가 삼성 관련 보도를 하는 것 자체가 큰 이슈가 될 정도로 삼성은 광고를 통해 언론을 휘두르고 있다”며 “삼성은 단순한 사회고발을 넘어 문화적 키워드가 된 <또 하나의 약속> 관람을 불편해하고, 물밑으로 기사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추혜선 사무총장은 “기업에게 기사 삭제 경위를 보고했다는 것 자체가 편집국장으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프레시안은 “‘보고’에 가까운 문자메시지 내용만으로도 그간 뒷소문만 무성했던 언론사와 대기업 간 유착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라고 꼬집었다. 미디어오늘은 박 차장에게 사무실과 개인 휴대전화로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뉴데일리 기사 삭제’ 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종문 차장은 삼성에서 인터넷매체 대응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