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디어워치가 논란이 된 보수대연합(가칭)의 고기값 300만원을 지급했다. 고기값을 지불하면서 헤프닝으로 끝나는 분위기이지만 왜 미디어워치가 보수단체의 행사 비용을 책임졌고, 비용은 어떻게 충당했는지도 의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여전히 고기값 300만원 논란을 두고 보수대연합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워치 측도 서비스 불량으로 행사를 망친 점에 대한 손해배상과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며 한겨레를 상대로 고소하겠다는 뜻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여의도 낭만창고 측 관계자는 10일 “어제(9일) 미디어워치 쪽 기자 한분이 내려오셔서 카드로 300만원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미디어워치 측 관계자는 "(개인이 아닌)미디어워치가 결제를 했다. 우리 회사가 보수대연합의 일원이기 때문에 회비를 부담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변희재 대표가 자신의 트윗에서 밝힌대로 미디어워치 측이 고기값을 부담한 것이다. 변희재 대표는 수컷닷컴 대표와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회장 자격으로 행사에 참여했고 기획단계에서 고기값 논란이 된 식당을 소개한 바 있다.

미디어워치 측은 보수 단체의 회원이고 행사에 따라 발생한 비용을 부담하는 것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사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내용의 활동에 대해 개인돈이 아닌 회사의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1000만원의 돈은 다른 단체들과 현장 모금 등을 통해 충당했지만 300만원이 부족하자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가 부담하기로 하면서 고기값 논란이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식대는 500~600만원이 나올 것을 예상해 발기인 대회에 참여한 단체의 장들에게서 30만원부터 100만원까지 받아 마련해뒀다. 그런데 고기값이 예상보다 많은 1300만원이 나오자 행사 주최 측은 처음에 마련한 500~600만원과 현장 모금액, 행사 참여 개인 모금 등을 통해 300~400만원을 더해 천만원을 지급했다. 그리고 나머지 300만원은 미디어워치 측이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상 미디어워치 측이 책임지기로 한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된 것이다. 

   
▲ 고깃값 논란 300만원 반박 보도 미디어워치 기사
 

변희재 대표의 말바꾸기도 논란이다. 변 대표는 지난해에까지만 해도 식당을 홍보할 정도로 식당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이번 고기값 논란이 일자 변 대표는 180도 말을 바꿨다. 지난해 10월 11일 변 대표는 자신의 트윗에서 “낭만창고는 1인분 1만4천원의 목살과 삼겹살 전문입니다. 창고(다른 식당)의 한우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죠”이라고 했지만 고기값 논란 후 9일 미디어워치를 통해 “낭만창고는 돼지고기 1인분에 1만 4천원은 물론 소주 한병 4천원, 맥주 한병 5천원을 받는 상대적으로 비싼 식당이다”이라고 비난했다. 미디어워치는 급기야 “이 식당의 회장이란 인물은 친노 종북 편향의 평론가 정관용씨와 함께 어울리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다”고 보도하며 종복몰이 공세를 펼쳤다.

보수대연합 측은 고기값 논란에 대해 변희재 대표를 적극 옹호하면서 1300만원이라는 비용도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추선희 사무총장은 “고기가 몇 인분 나갔는지도 아무도 모른다. 카운터에서 찍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 계산기 뽑으니까 대체 어떻게 나갔는지 근거도 사실은 받아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추 사무총장은 “서빙도 하고 정리하고 청소도 했는데 깎아줘야 하는 게 아니냐, 좋은 감정이었는데”라며 “생각보다 (비용이)많이 나와서 사장이 오면 그때 얘기하자고 했고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언론에 투서한 다음 별의별 얘기가 나왔다. 실질적으로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이것을 사건화 시킨 사람도 한심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추 사무총장은 “우리가 돈을 떼어먹겠다고 한 게 아니라 1000만원도 지불했고 일부 깎아달라고 하고 협의 중이었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워치 측은 밥값 잔금을 지불했지만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뜻은 굽히지 않았다. 미디어워치 관계자는 “변희재 대표가 식당과 한겨레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한 이후 입장을 전해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대한민국종북감시단, 자유대학생연합 등 보수단체들로 구성된 보수대연합은 지난해 12월 17일 여의도 낭만창고 식당에서 고기를 먹고 식대 1300만원 중 300만원을 지불하지 않아 언론에 보도되면서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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