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채동욱 혼외자식’ 기사에 1급 특종상을 수여했다. 1급 특종상은 2009년부터 최근 5년간 총 6건의 기사만 받았던 상이다. 이번 수상은 조선일보가 채동욱 혼외자식 보도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각별한 의미부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1급 특종상은 정권현 특별취재부장을 비롯해 이명진·송원형·김은정·최재훈 기자가 수상했다.

조선일보는 사보를 통해 “2010년부터 특종상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지난 3년간 1급 수상이 극히 드물었다는 점에서 한 해 두 번이나 1급 특종이 나온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에도 ‘국정원 선거법 위반 댓글 전문’ 보도에 1급 특종상을 줬다.

앞서 조선일보는 9월 6일자 1면·2면에 걸쳐 채동욱 검찰총장에게 혼외자식이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의 기폭제가 됐다. 하지만 기사를 두고 전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공무와 상관없는 공직자의 사생활을 들췄다는 비판과 함께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를 지휘하던 채 총장을 낙마시키기 위한 정치적 공작이란 의혹이 터져 나왔다.

   
▲ 조선일보 12월 6일자 사보 갈무리.
 
조선일보의 이번 특종상 수여는 최근 채동욱 전 총장의 혼외자식으로 지목된 채모군의 개인정보 불법 유출 사건을 검찰이 수사 중인 상황에서 이뤄졌다. 논란이 되고 있는 개인정보내용을 바탕으로 쓴 기사를 1급 특종상으로 치켜세운 것을 두고 대외적으로 보도의 정당성을 강조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조선일보 기자 2명을 가족관계등록법·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기사는 첫 보도 이후 줄곧 내부에서도 비판여론이 있었던 논란의 아이템이라 편집국 차원에서도 ‘내부갈등’을 종결지을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기자들 사이에선 강효상 편집국장 취임 이후 ‘채동욱 혼외자식’처럼 논란이 되는 보도만 부각되는 대신 지면의 기획력이나 신선함은 전보다 줄어들었다는 지적도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