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사나이>가 새누리당의 비판에 이외수 강연 분량을 통편집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4일 첫 방송 이후 꾸준한 상승세로 하반기 시청률 1위를 이어오던 <진짜사나이>는 지난 11월 22일 통편집 결정 이후인 12월 첫째·둘째 주 시청률에서 눈에 띄는 하락세로 동시간대 지상파 시청률 2주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진짜사나이>는 10월 13일 20.7%(수도권 가구 기준)를 기록하는 등 10월 평균 20.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근래 보기 드문 20% 예능프로그램으로 예능PD들 사이에서도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예능이란 평가가 많았다. 11월에도 약간의 하락세는 있었지만 월 평균 18.4%로 동시간대 예능에서 여유있는 1위였다.

하지만 12월은 상황이 다르다. 첫째 주였던 1일에는 14.5%, 둘째 주였던 8일에는 13.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주 연속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동시간대 최하위다. 전국기준으로 보면 8일 방송에서 <진짜사나이>는 12.6%, SBS <런닝맨>은 13.2%, KBS <1박2일>은 15.8%의 시청률을 기록해 점점 1·2위와의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 MBC '진짜 사나이'의 한 장면.
 
특히 11월 24일 18.9%에서 12월 1일 14.5%(수도권 기준)로 한 회 만에 시청률이 4.4%나 하락한 점이 눈에 띈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11월 22일 이외수 강연분량 통편집을 결정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11월 24일에는 논란에 대한 관심 여파로 시청률이 오르기도 했으나, 논란 이후 해당 방송에 대한 실망감으로 시청률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진짜사나이>는 예비역·40대·외국인·아이돌 등 군대와 거리가 먼 이들이 군입대를 통해 겪는 어려움을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선보이며 8개월간 인기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1박2일>이 시즌3로 개편하고 <진짜사나이> 포맷이 고정화되는 가운데 이외수 통편집 논란이 벌어지며 프로그램에 대한 이미지 타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MBC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장병들을 상대로 강연에 나섰던 이외수 작가의 출연 부분을 하태경 등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발로 통 편집했다. 새누리당 인사들은 이외수씨가 이명박정부의 천안함 사건발표에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그가 해군에서 강연한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MBC에 공개적으로 방영 중지를 요구했다.

   
▲ MBC '진짜 사나이'의 한 장면.
 
논란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선 “리얼 입대 프로젝트에서 국방부 홍보방송으로 전락했다”, “새누리당 의원이 한마디 하면 알아서 편집한다”, “군대의 현실은 없고 애국심만 고취시키는 독재시절 방송 느낌이다”라는 등의 격한 비난 글을 올리는 이들이 늘어났다. 군의 협조아래 만들어지는 예능인만큼, 국방부 홍보방송이란 비판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은 제작진의 결정에 납득하기 어려운 시청자들이 상당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당장에 이외수씨만 해도 “대한민국은 국민이 정부의 발표에 반하는 의견을 제시하면 국회의원이 외압을 가해서 강연이나 TV출연을 금지시키는 민주(헐)공화국”이라며 격한 심경을 드러낸 바 있다.

물론 상반된 의견도 있다. “이외수가 통편집 돼 좋았다. 애초부터 왜 초대했는지 의문이었다”, “해군의 모습을 리얼하게 보여줘 유익하다”는 호평도 여전히 존재한다. 통편집 결정은 이외수 논란이 ‘천안함 사건’이 북한 소행이냐를 두고 진위공방이 격화되던 시점에서 나왔다. <진짜사나이> 김민종 PD는 “군의 협조 하에 만드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보니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선택의 폭이 좁았던 셈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실망한 시청자를 되돌려놓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진짜사나이> 출연진은 내일(10일)부터 강원도 철원에 위치한 육군 백골부대를 찾아 4박 5일 간의 혹독한 군 생활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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