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진짜사나이>의 이외수 강연 ‘통편집’ 사태를 유발한 새누리당에 사과를 요구했다. 
 
MBC노조는 25일 낸 민실위 보고서에서 “이번 사건이 심각한 것은 보도와 시사교양 장르를 넘어 이제 예능 프로그램까지 MBC의 제작 자율성을 극도로 위축시키는 과정이 여과 없이 공개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나마 예능 프로그램의 명성에 기대 방송사의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는 세간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MBC는 예능 프로그램까지도 정권의 눈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MBC노조는 이번 사태를 일으킨 새누리당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MBC노조는 “정치권의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예능 프로그램까지 장악하려는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시도로 기록될 것”이라며 “예능프로그램에까지 압력을 행사하며 자신들의 자의적 잣대를 강요한 새누리당은 명백한 공영방송 장악시도에 대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태를 방관한 경영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MBC 노조는 “결과적으로 이외수씨 강연 장면은 통편집돼 방영되지 못했는데도 회사는 ‘제작진의 입장을 존중했다’는 면피성 발언으로 이 사건을 회피했다”면서 “MBC는 이미 김재철 전 사장이 만든 소셜테이터 출연조항으로 인해 대중들의 조롱의 대상이 된 적 있다. 또 다시 MBC는 스스로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는 이제 누구를 불러서 프로그램을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런 나쁜 선례에 대해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이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MBC <진짜사나이>
 
앞서 <진짜사나이> 제작진은 해군 제2함대에서의 힐링콘서트를 준비하며 소설가 이외수씨를 강연자로 초청했다. 그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이씨의 과거 천안함 발언을 거론하며, 이씨의 방송을 문제삼았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천안함 폭침을 소설이라 조롱한 이씨가 폭침된 천안함이 전시된 제2함대에서 장병을 상대로 강연한 것은 어이가 없다”며 “국방부 관련자를 즉각 문책하고 해당 방송사에 방송 보류를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작진은 지난 22일 이씨의 강연 장면을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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