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정부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22일 시국미사와 강론에 대해 ‘종북’ 딱지를 붙이며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5일 열린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 사제단 전주교구 소속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해 “사제이기 전에 국민으로서 기본을 망각한 언동으로 북한 논리를 대변할 뿐 아니라 무고한 주민에게까지 포격을 가해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인 북한 도발을 옹호하는 것으로 결콰 좌시할 수 없다”며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 총리는 “연평도 포격 3주기를 맞아 호국영령의 노력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해치거나 안보의지를 방해하는 어떤 세력도 전 국민으로부터 지탄을 받아야 하며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사제단의 ‘연평도’ 관련 발언을 북한 옹호 논리라고 질타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 참석해 “북한을 규탄해도 시원찮을 판에 사제단 일부 사제로부터 북한 옹호 발언이 쏟아져 나와 큰 충격을 주고 있다”며 “사회 갈등을 봉합해야 할 분들이 ‘종북’ 세력과 같은 주장으로 갈등을 조장하고 국론분열에 앞장 서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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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내대표는 이어 이날 조선일보가 보도한 염수정 서울대주교 인터뷰를 언급하며 “정치참여는 사제가 할 일이 아니라는 점, 사제단의 발언이 일부 의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고 두둔했다.

이번 사건을 다루는 진보매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진보언론을 자처하는 매체 보도와 박창신(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의 후속 반응은 더 기가 막히다”며 “박 신부 망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왜 연평도 포격을 언급했는지 보지 않고 새누리당은 덮어놓고 사제단 종북몰이를 하고 있다며 오히려 새누리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 위원은 “박 신부의 발언을 종북몰이에 이용한다는 데 북한이 쏴야하는 것을 쏜 것이 연평도 포격이라는 발언이 종북 아니면 무엇이 종북이냐”며 “종북을 종북이라고 말하지도 말라는 그분들이야 말로 어느 나라 국민인지 되묻고 싶다”고 되받았다.

유수택 최고위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제단의 시국미사는 우리 천주교의 성스러운 미사나 고귀한 강론이 아니라 귀에 익은 정치권의 선동이자 정치적 물타기에 다름 아니었다”며 “종북 정치인보다 더 뜬 강론으로 시국미사를 빙자한 것”이라고 시국미사 의미를 깎아 내렸다.

새누리당은 당 중앙위원회 외교통상 분과를 중심으로 27일 연평도를 위로 방문하기로 해 사제단의 ‘연평도 발언’에 대한 공세를 끌고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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