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최근 채용한 경력 기자들의 성향과 연차를 두고 내부에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MBC는 최근 신입기자 3명과 함께 한국일보, YTN, 채널A 등 경력 기자 4명을 공개 채용했다. 경력 기자들은 다음달 2일로 사령장을 받고 근무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언론사에서 진행된 통상적인 경력 채용이 MBC 기자들의 불만을 산 이유는 일부 경력기자의 ‘이력’ 탓이다. YTN 출신 기자는 2008년 YTN 구본홍 사장 퇴진 투쟁에는 참여했지만 지난해 YTN 파업 때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 시기 YTN 노사가 공정보도 문제를 두고 극심하게 대립하던 때라는 점을 감안해볼 때, 이 기자는 사측으로 기운 셈이다. 이 기자는 ‘이탈’ 이후 시경캡(서울경찰청과 캡틴의 줄임말)을 거쳐 대선 전까지 정치부 기자를 했고, 최근까지 청와대를 출입했다.   
 
한국일보 출신 기자는 노조가 장재구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자 사측이 편집국을 폐쇄하면서 촉발된 ‘짝퉁신문’ 제작에 참여한 몇 안 되는 기자였다. 당시 평기자 가운데 신문 제작에 참여한 기자는 5명에 불과했다. 
 
이렇듯 노동조합과는 ‘거리가 있는’ 기자들이 채용된 것을 두고 MBC 기자들은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MBC 한 기자는 “물론 모든 사안에서 사측과 대립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YTN 낙하산 반대 투쟁이나 한국일보 사태의 경우 어떤 입장에 설 것인가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번 채용된 경력기자들은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보도 회복을 위해 지난해 170일간의 파업을 진행했던 MBC 기자들의 정서와 맞지 않는 측면도 있다. 파업 참가자들은 해고 및 징계의 ‘된서리’를 맞았고 현재까지도 파업 참가 기자들은 주요 출입처나 업무에서 배제되고 있다.  
 
   
▲ MBC 사옥
 
경력기자들의 이력 뿐만 아니라 ‘높은’ 연차 역시 입길에 오르고 있다. YTN·한국일보 출신 기자는 모두 올해로 기자 경력이 10년이 넘었다. 시경 바이스를 맡았던 채널 A 기자 역시 올해로 9년차다. 보통 3~5년차 기자를 채용한다는 점을 감안해볼 때 MBC는 이번에 꽤 높은 연차의 기자들을 채용한 셈이다. 
 
또 다른 MBC 기자는 “이제까지 채용된 경력기자 가운데 최고 연차로 보인다”라며 “파업 참가 기자들을 (주요)업무에서 배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빈자리를 채우려는 것 같다. 1년 이상 별다른 일 없이 지내는 기자들이 많은데 이번 채용으로 더욱 씁쓸해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방송사 기자는 이번 MBC 경력기자 채용에 대해 “경력 채용 시 가장 팔리지 않는 연차가 10년 이상인데 이들을 기용했다는 점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김재철 체제’)사람들이 보직을 맡고 일선 현장은 시용기자들이 맡고 있는 현 MBC 보도국 상황을 감안해볼 때, 이 기자들을 중간 데스크급으로 염두에 두고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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