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인 50여 명은 전날 에펠탑 앞 광장에 이어 3일 오후(현지시각)엔 파리 르부르박물관 앞 팔레후아얄이라는 광장에서 ‘박근혜는 한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라고 쓰인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2시간 여 동안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부정선거 명백하다 박근혜는 하야하라”, “부정선거 그만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라”, “지난선거 무효이다 재선거 실시해 민주주의 살려내자”, “응답하라 민주주의 많은 촛불아 모여라 민주주의 함께 지켜내자” 등의 구호도 나왔다.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르부르박물관 앞 광장에서 개최된 부정선거 규탄 촛불집회. 사진=트위터생방송 TWTBSLive 동영상 캡쳐 | ||
이와 함께 프랑스 경찰이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1인시위를 준비했던 촛불집회 주최측 인사 4명을 이날 오후 1시반(현지시각)쯤 연행했다가 4시가 다 돼 풀어줬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우리의 집회가 관심을 얻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다행히도 방금 전에 4명 모두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가한 파리유학생 박성진씨는 행사 주최측과 현장에서 인터뷰를 통해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부정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참담하다”며 “ 대한민국은 민주주의가 완성됐다고 믿었던 한 나라가 독재시대로 거꾸로 돌아간 세계적인 실례가 됐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르부르박물관 앞 광장에서 개최된 부정선거 규탄 촛불집회. 사진=트위터생방송 TWTBSLive 동영상 캡쳐 | ||
파리 집회 참가자에 대한 비난과 음해 여론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도 이날 집회의 주목거리가 되기도 했다. 파리에서 철학을 전공하는 이재훈씨는 전날 촛불집회 동영상에 달린 몇몇 리트윗이나 댓글을 두고 “댓글을 보니 나와계신 분들 ‘다 절라디언이다’, ‘다들 김정은 돈 받아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 등이라고 써놨다”며 “대선 때 우리 국가기관이 개입해 댓글로 여론조작한 것이 단지 대선 결과 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언어와 생각까지도 타락시켰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이씨는 “우리의 요구는 정치적인 견해나 입장을 떠나 어렸을 때 배웠던 것처럼 게임의 규칙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르부르박물관 앞 광장에서 개최된 부정선거 규탄 촛불집회. 사진=트위터생방송 TWTBSLive 동영상 캡쳐 | ||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10개월 여 동안 돈을 모아 최근 한 달째 유럽여행 중이라는 한국인 여행자 강은희씨는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한 지 채 30년도 되지 않은 일천한 민주주의 역사를 들어 “우리는 대통령 직선제를 민주주의 상징으로 알고 있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인터넷이 발달한 한국에서 인터넷 댓글 공작을 통해 당선됐다”며 “이것을 어떻게 국민들이 받아들여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관련기사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르부르박물관 앞 광장에서 개최된 부정선거 규탄 촛불집회. 사진=트위터생방송 TWTBSLive 동영상 캡쳐 | ||
한편, 이날 촛불집회 준비과정을 두고 이선미씨는 “한국의 촛불집회 이후 한국에 관심 많은 파리의 친구들과 함께 페이스북 등을 통해 15명이 모여서 시국선언문을 작성하고 서명운동에 나선 뒤 6월 29일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며 “그렇게 모인 사람들과 2년 전 파리에서 제주강정마을에 반대한 시민들이 주축이 돼 이 집회를 준비하게 됐다. 정당에 소속된 사람 보다 학생과 주부 등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 광장에서 개최된 부정선거 규탄 촛불집회. 사진=트위터생방송 TWTBSLive 동영상 캡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