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국정원의 불법 대선개입을 조사하던 검찰이 외압에 시달리고 국정원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검찰총장이 물러났다"며 "지금 국정원은 국가기관조차 눈치를 봐야 했던 유신시대의 중앙정보부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 뿐 아니라 국군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가 대선개입에 나섰으며, 심지어는 행정안전부마저도 대선개입에 연루되는 등 국가기관의 조직적인 대선개입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며 특검 실시와 박근혜 정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 '천주교 평신도 1만인 시국선언 추진위원회'는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시국기도회를 열고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2차 천주교 신자 시국선언문' 을 발표했다. 사진=이하늬 기자 | ||
이 날 ‘신도들의 기도’에서 평신도들은 "평화의 주님, 미쳐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서 당신이 어찌 화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라면서 "하지만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고 당신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땀 흘리는 당신 자녀들이 있음을 기억하소서"라고 기도했다.
평신도들은 또 "교회 구성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신도들이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신앙생활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신앙의 주인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소서"라며 평신도들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날 예수회의 박종인 신부는 "사제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평신도들도 시국선언을 하는 다양한 모습이 아주 보기 좋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이런 움직임을 종북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도 북한인민들이 인권 유린 당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다만 우리의 인권이 침해 당하는 지금 상황이 개선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전 경찰도 교수도 시국기도회에 참가해 "평화에는 진정한 평화와 무덤 속의 평화가 있다"면서 "아무런 주장도 반발도 비판도 없는 평화가 무덤 속의 평화인데, 현재 권력이 요구하는 것이 무덤속의 평화다. 그러나 단언코 진정한 평화는 시끄러워야 한다"고 말했다.
표 전 교수는 국정의 대선개입 수사와 관련해서도 "아주 교묘한 살인이 행해지는데 피해자는 양심에 따라 자신의 일을 해온 공무원들"이라며 "권은희, 채동욱, 윤석열이 그 피해자다. 이제 네번째 다섯번째 피해자가 나오기 전에 반드시 연쇄살인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신도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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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30일 저녁 서울 광화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 시국기도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하늬 기자 | ||
최 과장은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것은 기도회를 빙자한 명백한 불법"이라며 신도들을 통제했다. 이 때문에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에서 대한문 까지 600미터 가량을 행진하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되기도 했다. 신도들은 저녁 10시께 대한문에 도착해 유제선(34)쌍용자동차 조합원의 발언을 듣고 기도회를 마무리 했다.
한편 평신도들은 앞으로의 시국기도회 등을 추진하기 위한 '시국회의'를 꾸릴 예정이다. 이들은 현재의 한시적인 기구의 성격을 보완해 지속적인 기구로 거듭난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들은 11월 16일 만민공동회 형식으로 이에 시국회의 구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