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감청의 99%는 국정원이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범죄 수사기관인 검·경의 감청은 감소추세지만, 정보기관인 국정원의 감청은 꾸준히 늘어나 전체 감청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2일 '2013년 상반기 통신제한 및 통신사실확인자료 제공 현황‘을 공개했다. 매년 반기별로 공개되는 이 자료는 통신사가 검찰, 경찰, 국정원 등에 제공한 이용자의 통신정보를 집계한 것이다.

통신정보 제공은 전화번호(이동통신)와 ID(인터넷) 기준으로 집계된다. 올해 상반기 감청(통신제한)은 3540건이 진행돼 전년 동기(3851건) 대비 8.1% 감소했다.

1년 동안 국정원의 감청도 3715건에서 3511건(5.5%)으로 줄었다. 그러나 전체 감청(3540건)에서 국정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오히려 늘어났다. 올 상반기 검찰, 경찰, 군 수사기관이 수행한 감청 29건을 제외하면 99%는 모두 국정원의 감청이다.

지난 10년간 전체 감청 건수는 크게 증가했다. 2000년 3542건에서 2009년 9497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가, 최근 3년간 다소 줄어 2012년 6087건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건 감청의 대부분을 국정원이 차지한다는 점이다. 국정원은 2005년부터 전체 감청의 90% 이상을 차지했고, 그 비율은 올 상반기 99%로 나타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진보네트워크는 "일반 범죄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등을 제치고 국정원의 감청 비율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며 "국정원 감청은 대부분 국가보안법 위반 수사인데, 국정원의 수사권이 오남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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