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지난 1년간 20여 곳이 넘는 언론사를 상대로 자사에 유리한 '기획보도'에 대해 대가성 광고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도 집행내역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318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농협중앙회와 기사를 거래한 언론사는 대부분 한국기자협회 소속"이라고 전했다.

시사in이 민주당 배기운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2013년 4월 농협중앙회 홍보실 '동아일보 기획보도 추진'이란 내부 서류에 따르면 농협은 '농협의 농축산물 유통구조 혁신' 기획 특집기사에 1억1000만원을 지급한다고 예산을 잡았다. 기사가 나가고 10여일 뒤 동아일보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에 1억1000만원 짜리 세금계산서를 발행했다.

시사in은 "농협중앙회는 기존의 광고나 협찬과 별도로 기획보도라는 새 항목을 만들어 예산을 잡고 운용했다"며 2012년 1월~2013년 8월 '농협기획보도'에 대한 농협의 광고비 집행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농협에게 유리한 기획보도에 참여한 언론사 가운데 조선일보는 6건의 기사를 쓰고 5660만원을 받았다. 중앙일보는 9건에 대해 3억 7500만원, 동아일보는 13건에 6억 2872만원을 받았다. 국가기관통신사인 연합뉴스도 11건을 쓰고 1억 3200만원을 받았다.

   
▲ 시사in 318호 커버.
 
'진보'언론의 경우도 단 한 건에 불과했지만 기획보도 광고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은 2012년 12월 26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을 인터뷰한 뒤 3300만원을 받았고, 한겨레신문은 2012년 9월 19일 <농협, 출하 농산물 50% 책임 판매>란 제목의 기사를 쓰고 1247만 4000원을 받았다. 오마이뉴스는 2013년 5월 16일 <농협, 법무부와 사회봉사 대상자 30만명 농촌 돕기 투입> 기사를 쓰고 5500만원을 받았다.

시사in 보도에 따르면 농협측은 "홍보효과가 커서 기사협찬을 해왔다"고 시인하며 "기획보도 기사는 광고와 연동되지 않고 그 자체로 홍보비가 집행된다"고 밝혔다. 시사in은 "기획보도 명목으로 농협이 언론사와 거래를 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부터"라고 전했으며 "농협중앙회는 기사뿐 아니라 기고나 인터뷰까지 언론사에 돈을 줬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는 신문지면이 광고와 기업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현실을 또 한 번 보여준 것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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