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방송가에 농구 팬을 설레게 할 농구바람이 분다.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은 오는 10월 말부터 4주 분량으로 농구를 주제로 한 방송에 나선다. <우리동네 예체능>은 연예인들이 탁구·배드민턴 등 특정 운동 종목을 선택해 ‘일반인 고수’들과 운동경기를 펼치는 콘셉트로, 시청자들로부터 안정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방송에선 1990년대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전직 농구스타 우지원·전희철 등이 방송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농구 편 연출을 위해 강호동·이수근·최강창민 등 기존 멤버 외에 농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JYP대표 박진영과 가수 존 박을 영입해 ‘베스트 5’를 구성했다.

   
KBS '우리동네 예체능'의 한 장면.
 
예능프로그램이 스포츠종목을 다룰 경우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수년 전 인기를 끌었던 KBS 2TV <천하무적 야구단>의 경우 사회인 야구 붐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MBC <무한도전>이 봅슬레이·조정·레슬링 등 운동경기를 다룰 때마다 해당 종목이 시청자로부터 큰 주목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농구편 제작 결정에 농구팬들은 “이렇게 된 이상 손지창을 영입해야 한다”, “잘 만들어서 농구인기가 부활했으면 좋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10월에는 예능프로그램 외에도 드라마에서 농구를 볼 수 있다. tvN <응답하라 1997>의 후속작인 <응답하라 1994>의 주인공 성나정(고아라 분)은 당시 연세대 농구선수 이상민에게 푹 빠진 94학번 새내기 여대생 역을 맡았다. 전작 <응답하라 1997>에서 주인공 성시원(정은지 분)이 아이돌그룹 H.O.T의 토니안을 흠모한 것과 대조를 이루며 농구경기 장면이 자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tvN '응답하라 1994'.
 
   
▲ tvN '빠스껫볼'의 한 장면.
 
드라마 배경이 되는 1994년은 한국 농구팬들에게 뜻 깊은 해다. 우지원·문경은·서장훈이 버티던 연세대와 전희철·현주엽·김병철이 있던 고려대와의 농구 라이벌전은 페니 하더웨이·샤킬 오닐과 NBA에 열광하며 만화 <슬램덩크>에 푹 빠져있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남녀 불문 최고의 인기를 구사했다.

손지창·장동건·심은하라는 최고의 ‘청춘’ 라인업으로 한 회 5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던 MBC 드라마 <마지막 승부> 열풍이 불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응답하라1994>가 인기를 끌 경우 자연스럽게 20년 전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10월 중 국내 프로농구(KBL) 개막 시기에 맞춰 농구 붐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tvN에서는 이밖에도 해방 전후인 1948년 당시 ‘코리아’란 이름의 농구대표팀 실화를 다룬 드라마 <빠스껫볼>을 10월 중 방송할 예정이다. <추노>와 <도망자 PLAN-B>를 연출한 곽정환 감독의 CJ E&M 데뷔작으로 농구를 주요 소재로 다룰 예정이어서 농구 열기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빠스껫볼>은 <마지막 승부> 이후 20년 만에 등장한 농구드라마다. 가을에 끝나는 야구의 인기를 이어받아 농구가 바람을 탈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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