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16일부터 뉴스앵커로 돌아온다. 14년만이다. 국민들로부터 가장 공정하고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꼽혀왔던 그가 종합편성채널 메인뉴스에서 어떤 소식을 전달할지 주목된다. 손 사장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3개월 간 본인 주도로 TF를 꾸리는 등 공을 들여 이번 개편안을 내놨다. 

JTBC가 2일 내놓은 가을개편안에 따르면 메인뉴스인 JTBC 는 평일 밤 9시부터 50분간 방송되며 손석희 사장이 단독 진행을 맡는다. 보도국 김소현 기자는 손 앵커를 도와 속보진행을 맡을 예정이다. JTBC는 “손 앵커가 진행하게 될 <뉴스9>은 관행적으로 해온 리포트의 백화점식 나열을 자제하고 당사자나 전문가와의 인터뷰, 심층취재 등을 통해 ‘한 걸음 더 들어간 뉴스’를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이를 위해 과거 손석희 사장이 진행했던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10여 년 간 함께 일했던 작가들이 에 합류했다. 기존 1분 30초의 방송뉴스 형식은 파괴하고 심층코너를 취재하는 팀이 따로 운영될 예정이다. 주말 메인뉴스에선 한 주간 이슈를 입체적으로 정리하는 ‘탐사+’코너도 마련했다. 또한 여론조사전문기관을 통해 당일 저녁 메인뉴스에서 특정 이슈에 대한 민심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 JTBC 개편 진행자. 왼쪽부터 '밤샘토론'의 신예리 국제부장, '정관용 라이브'의 송민교 아나운서, '당신을 바꿀 6시'의 문지애 아나운서, 주말 낮 뉴스 김진일 앵커, '정관용 라이브'의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 교수, '아침&'의 김필규 앵커,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 '뉴스9'의 김소현 앵커, '아침&'의 황남희 앵커, 주말 저녁 뉴스의 안태훈-안착히 앵커.
 
손 사장은 막판까지 앵커자리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몇몇 매체가 손 사장의 메인뉴스 앵커설을 기정사실화했으나 확인 결과 손 사장은 지난 주말에서야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손 사장이 메인뉴스앵커를 맡지 않으면 JTBC가 손 사장을 영입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JTBC보도국 내에서도 손 사장이 뉴스앵커로 등판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을 타사 기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전해오며 여론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손석희 사장 입장에선 앵커로 뉴스 전면에 나설 경우 보도 내용의 책임 또한 고스란히 지게 될 뿐만 아니라 과거의 영광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나타날 부정적 여론에 부담스러워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손 사장이 메인뉴스 앵커를 맡으면서 일단 시청률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저녁 9시 메인뉴스 경쟁상대가 불공정 논란이 반복되고 있는 KBS <뉴스9>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KBS는 충성 시청층이 높지만 공정하다고 느끼지 않는 다수의 시청자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JTBC 보도내용에 따라 공영방송에 염증을 느낀 시청자들이 이동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을 두고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못할 때 민영방송인 우리가 잘 해보자며 손 사장을 영입했다. 일선 기자들 모두 기대가 크다. 전보다 영향력 있고 공정한 뉴스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병상 JTBC 보도국장은 이번 개편을 두고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이 부임 초부터 강조한 사실, 공정, 균형, 품위의 네 가지 원칙을 준수하고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극단적 진영논리를 극복하자는 것”이라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JTBC는 이번 개편을 통해 시사교양을 강화했다. 평일 낮 3시에는 90분간 시사 토크·전문가 초대 토크를 포함한 종합 뉴스프로그램 <정관용 라이브>를 편성했다. 평일 오후 5시 55분부터는 60분간 일일 교양프로그램 <당신을 바꿀 6시>가 편성됐다. 진행은 MBC에서 퇴사한 문지애 아나운서와 연기자 김영옥, 박순천씨가 맡는다.

이밖에도 매달 월 1회로 금요일 새벽 12시 20분부터 JTBC <밤샘토론>이 편성될 예정이다. 토론이 길어질 경우 토요일 오전 6시 편성때까지 최장 5시간 40분간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 첫 방송은 오는 27일이다. 이제 개편에 대한 냉정한 평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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