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3일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에서 밝힌 최효종씨 고소건에 대한 발언이 사실여부논란이 일자 27일 해명했다. 강 전 의원은 최효종씨와 직접 통화한 적은 없으며 코미디언협회 쪽에서 먼저 사과를 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효종씨와 코미디언협회 쪽 모두 강 전 의원의 주장과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관련기사=<강용석, 2년 전 최효종 고소 놓고 ‘거짓말’ 논란>)

강용석 전 의원은 2011년 당시 코미디언 최효종씨를 국회의원 집단모욕죄로 고소한 것을 두고 “처음부터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앞에 (아나운서) 고소당한 걸로 유죄 판결을 받는 와중에 이게 유죄라면 내가 최효종을 이런 식으로 고소하는 것도 유죄라는 취지인데 이게 말이 되나”라고 말한 뒤 “(고소장 내자마자) 최효종씨 쪽에 미리 연락을 취해서 이런 이유로 고소를 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최효종씨도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그 쪽에서 사과를 할 테니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했다”며 “일종의 고소쇼였는데, 효과는 좋았다”라고 말했다. 최효종 씨에 대한 고소는 일종의 쇼였으며, 최효종씨 측에도 설명을 충분히 했으니 서로 큰 문제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코미디언 최효종씨는 26일 통화에서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자 “전혀 몰랐다. 통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 1화 화면 갈무리.
 
이에 강 전 의원 측은 27일 미디어오늘에 밝힌 입장에서 “주호영 (한나라당) 의원이 홍준표(당시 한나라당 대표), 엄용수(코미디언협회장), 이상운(코미디언)과 저녁을 먹고 있는데 엄용수 회장이 ‘최효종에게 사과하라고 시킬테니 고소를 취하하는 게 어떻겠냐’고 강용석 변호사에게 물어봐 달라기에 고소장 내고 하루 이틀 뒤 시점에 주 의원이 강 변호사에게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강 전 의원 측은 “강용석 변호사가 주호영 의원에게 ‘다음 주에 민사소송 끝나고 바로 취하할 생각이니 사과할 필요 없다’라고 말했고 주 의원은 ‘그럼 이상운에게 전화해보라’며 연락처를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어 “강 변호사가 이상운에게 전화를 걸어 위 내용을 말해주니 이상운이 최효종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해명을 종합하면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최효종씨와 직접 통화한 적은 없지만 이상운씨를 통해 본인의 입장을 전했으며, 코미디언협회 쪽에서 먼저 사과를 하겠다고 전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코미디언 최효종씨는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2년이나 돼서 정확한 상황은 기억나지 않지만 이 건(집단 모욕죄 고소)에 대해 다른 언질을 개인적으로 받은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상운씨에게 이 건으로 연락받은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다.

엄용수 코미디언협회장은 27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당시 기억을 더듬으며 “내가 최효종에게 사과하라마라 한 적 없다”고 말했다. 엄용수 회장은 “코미디언이 정치인 풍자를 하면 정치인은 풍자가 마음에 안 들겠지만 서로 다투는 모습은 좋지 않으니 상호 한 발씩 물러나자는 취지로 말했을 것이다. 나는 항상 중재자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엄용수 회장은 이어 “주호영 의원을 한두 번 뵌 적은 있다. 정치인에게 압박을 받아 (최효종에게) 사과를 요구하려 한 적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강용석 전 의원은 2011년 11월 <개그콘서트>에서 최효종씨가 ‘국회의원이 되려면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된다’,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된다’고 풍자한 것을 두고 “공공연히 국회의원을 모욕했다”며 최 씨를 형사 고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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