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운서 비하발언으로 여론의 지탄을 받았던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최근 종편에서 또 다시 논란이 될 발언을 했다. 

강용석 전 의원은 지난 23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와의 인터뷰에서 2011년 코미디언 최효종씨를 집단모욕죄로 고소한 것을 두고 “처음부터 일종의 퍼포먼스였다. 앞에 (아나운서) 고소당한 걸로 유죄 판결을 받는 와중에 이게 유죄라면 내가 최효종을 이런 식으로 고소하는 것도 유죄라는 취지인데 이게 말이 되나”라고 말한 뒤 “(고소장 내자마자) 최효종씨 쪽에 미리 연락을 취해서 이런 이유로 고소를 하는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라(라고 말했다), 최효종씨도 다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이어 “그 쪽에서 사과를 할 테니 고소를 취하해달라고 했다”며 “일종의 고소쇼였는데, 효과는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나운서 비하) 설화에 연루가 되면서 벙커에 빠진 느낌이었다. 어떻게 빠져나갈 수 있을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도중 재기를 위한 아이디어로 고소쇼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최효종 씨에 대한 고소는 일종의 쇼였으며, 최효종씨 측에도 설명을 충분히 했으니 서로 큰 문제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 1화 화면 갈무리.
 
그러나 코미디언 최효종씨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자 “전혀 몰랐다. 통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최효종씨는 이어 강 전 의원의 발언을 두고 “크게 관심 없다”고 말을 아꼈다. 최효종씨 말이 사실이라면 강 전 의원의 주장은 거짓이 된다.

강 전 의원은 2011년 11월 <개그콘서트> ‘사마귀유치원’에서 최효종씨가 ‘국회의원이 되려면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된다’,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번에 먹으면 된다’, ‘공약을 얘기할 때는 그 지역에 다리를 놔 준다던가 지하철역을 개통해 준다던가 말로만 하면 된다’고 풍자한 것을 두고 “공공연히 국회의원을 모욕했다”며 집단모욕죄로 최 씨를 형사 고소했다.

강용석 전 의원은 2010년 7월 16일 아나운서지망생인 대학생들과 저녁을 먹는 도중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말해 아나운서 성희롱 논란을 자초하며 정치 인생이 끝난 인물로, 현재 케이블과 종편에서 방송인으로 활동 중이다.

   
▲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 1화 화면 갈무리.
 
강 전 의원은 TV조선 <여기자 삼총사가 간다> 인터뷰에서 “그 때 일은 지금 생각해도 제가 너무나 잘못된 발언이었다. 아나운서협회와 화해는 잘 됐다”라고 말한 뒤 “손범수·박지윤씨와 함께 방송하면서 속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 의원은 그러나 “잘못과 처벌이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잘못에 비해 처벌이 컸다는 느낌은 있다”고 말했다.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줄 생각을 해야 한다”는 본인의 발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전국적인 비판여론에 대해선 지금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어 방송 말미에서 “저는 심정적으로 방송을 기반으로 정계에 복귀하겠다 생각하고 있다. 방송은 정치방학중이니 방학숙제 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나중에 누군가 평가를 해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방송을 통해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앤 뒤 다시 정계에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강용석 전 새누리당 의원과 아나운서연합회는 지난 2012년 7월 20일 강 전 의원의 공식 사과로 극적 합의해 민형사상 소송이 취하됐다. 여자 아나운서 100여명은 강용석 의원에게 위자료 지급 청구소송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강용석 의원은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형사 소송은 1, 2심 모두 강용석 전 의원의 유죄가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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