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출입기자 30여 명을 데리고 일본 출장을 간 후 모바일메신저 '라인'의 성과를 소개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대부분 네이버의 일본 행사 현장에서 나온 기사다. 기자들의 행사 참가 비용은 모두 네이버에서 부담했다. 
 
뉴스유료화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조중동' 등 유력언론의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네이버는 지난 2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겨레, 매경 등 출입기자 30명을 일본에 데려갔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 주식회사(옛 NHN 재팬)가 연 행사(Hello, Friends in Tokyo 2013)에 초대한 것이다. 네이버는 라인 주식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공식 행사는 21일 '라인 컨퍼런스'에 이어 22일 라인 조직장들과의 그룹 인터뷰와 사옥투어 등으로 이루어졌다. 네이버는 22일 전 세계 가입자 수가 2억3000만 명을 돌파했고, 하루동안 오고가는 메시지가 70억건에 육박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 주식회사'는 21일 일본 도쿄 마이하마 앰피시어터(지바현 우라야스시)에서 컨퍼런스(Hello, Friends in Tokyo 2013)를 개최했다. ⓒ네이버
 
마지막날 행사가 진행된 이날 오후 5시 30분 기준(네이버 뉴스)으로 네이버 라인에 대한 기사는 총 70개가 나왔다. 대부분 기사는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 등 해외에서 이룬 성과를 집중 조명했다. <아시아 제패한 라인 "다음 목표는 유럽"> <日모바일 인구 절반 사용하는 'LINE'의 기적> <네이버 모바일메신저 '라인', "열도 넘어 세계로…>
 
한국에서 라인은 카카오에 밀려 이용자가 많지 않다. 그러나 일본에선 휴대전화 이용자(약 1억명)의 절반에 가까운 가입자를 보유해 '국민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네이버 입장에선 독점적 위치에서 국내시장에 안주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응하기에 좋은 사례다.
 
문제는 취재 비용이 네이버 주머니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 세계 8개국에서 수십명의 기자들이 참여했고, 한국 기자들은 30여 명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표를 포함해 모든 비용은 네이버가 부담했다"고 말했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기자를 보낸 언론사에 책임이 있고, 기자들도 가지 말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취재원이 취재의 돈줄이 돼서는 올바른 기사가 나오기 힘들고, 올바른 기사가 나오더라도 독자들에게 혼란과 불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의 융단폭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무료로 해외 취재를 데려가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이버를 '공룡포털'이라며 비판하는 기획기사를 냈던 조중동과 매일경제는 이번 행사 취재에서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매일경제는 행사에 참가했으나,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고 관련 기사도 쓰지 않았다.

[기사일부 수정 8월 25일 오후 8시52분]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