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18일 열렸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위원회’ 주최로 개최된 이날 추도식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김한길 민주당 대표, 강창희 국회의장, 박준우 정무수석,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정계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추도사를 낭독한 김석수 추모위원장(전 국무총리)은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평생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투철한 신념과 철학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분단된 조국의 평화통일에 헌신하셨다”며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고 오랜 감옥생활, 긴 세월 망명, 감시당하는 삶을 살았지만 한 번도 좌절하거나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 정의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굳게 믿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옥중편지에서 진정으로 관대하고 강한 사람만이 용서하고 사랑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모식이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18일 열렸다. 사진=이아인 기자
 
그는 현재 여야에 대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쪽에서는 아찔했던 순간들을 기억하고 실패한 쪽에서는 코 앞에 와 있던 정권 창출의 고비를 왜 넘기지 못했는지 되씹어 봐야 한다”며 “특히 정권 창출을 실패한 측에는 대북정책을 포함하여 여러 분야에서 통렬한 반성과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해‧협력이란 흔히 말하듯 단순히 북한에 퍼주자는 게 아니다”며 “우선은 우리 국방을 튼튼히 하고 북한이 우리를 다시는 넘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구상하신 화해협력의 뿌리와 배경이며 그 다음에 화해협력으로 그들의 개방을 유도하자는 것 이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정치는 거리보다 국회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당리당략을 벗어나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인지 알아야 한다”며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여 대통령과 여야대표가 만나 실종된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 18일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4주기 추도식이 열린 현충관 내부 모습이다. 사진=이아인 기자
 
유족대표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흥업 전 의원이 나와 “아버님 생전에 혼잣말처럼 내가 ‘지금 정치를 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걸 들었다”며 “연로하고 쇠약하신 분이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움이 많았으면 저런 말을 하셨을까”라고 회상했다.

김 전 의원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오로지 국가와 민족만을 생각했고 역사를 의식하며 살아오신 분”이라며 “이제 역사 속으로 들어가 계신 분을 간혹 폄훼하고 왜곡하는 일들을 겪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속에 길이 살아 계실 수 있고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아버님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일이다”라고 밝혔다.

현충관에서 열린 추도식은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에서 헌화 및 분향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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