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도 시국회의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국가정보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와 대한불교청년회를 포함한 불교단체 13곳은 8일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불교시국회의’를 발족을 알리며 “그간 참담한 심정으로 한국사회가 가꾸고 지켜온 민주주의 기본질서의 훼손을 지켜보았다”며 “정부는 항상 국민의 뜻을 살펴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불교의 ‘민주’이고 ‘정법’”이라고 밝혔다.

불교시민사회단체는 “민주주의 기본질서의 회복을 바라는 불자들의 의지를 모아 읍참마속의 결기로 요구한다”며 “선거개입에 관여한 국정원 및 경찰 최고 책임자를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남재준 국정원장을 파면하라”며 “유신헌법을 기초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을 철회하라”고 말했다.

   
불교단체 13곳이 8일 조계사 앞에서 국정원을 규탄하며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불교시국회의'를 발족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아인 기자
 
퇴휴 스님(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대표)은 “유신시대나 5공화국 때에 시국회의나 시국법회를 무수하게 많이 경험했다”며 “2013년에 와서 시국회의, 시국법회를 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퇴휴 스님은 “국정원이 국기를 문란시켜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정치중심에 서는 것을 마치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다면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향후 일정에 대해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은 “전국 시국회의에 일상적으로 참여할 것이며 (국정원 규탄)신문광고도 낼 것”이며 “시국법회도 다시 개최하고 중요한 상황이 있을 때마다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 중앙회장은 “타 종교와의 연대는 논의 후에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계에서는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6월 21일에 국정조사를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각종 시국선언과 성명이 잇따랐다. 지난달 1일에는 12개불교단체가 보신각 앞에서 국정원 헌법유린 규탄 시국법회를 개최한 바 있다.

한편 천주교에서는 지난달 25일 부산교구를 시작으로 마산, 광주, 인천, 전주 교구 등 사제들이 시국선언을 했으며 15일에는 대구, 안동, 원주, 대전 교구, 20일에는 수원 교구 등이 시국선언 발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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