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지역센터(협력업체)의 사장 및 임직원들이 직원들의 노조 결성과 활동을 방해하며 협박성 발언과 욕설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미디어오늘이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에서 제공받은 녹취록(클릭하시면 들으실 수 있습니다)에 따르면 직원들이 많은 광주의 한 서비스센터(협력업체) 사장과 관리직원이 노조원과  언쟁을 벌이는 과정에 욕설을 했다.

노조원이 센터에 가자 사장이 “왜 센터에 가냐”고 물으면서 시작됐고 노조원은 “제가 직원인데 센터에 자재 받으러도 못가냐”고 대꾸했다. 해당 조합원은 “센터에 가서 자재 받는 것도 노조활동 하러 가는 건줄 알고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센터에 가면 노조 조합원이 아닌 직원들도 많기 때문에 노조원이 센터에 가는 것을 꺼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 과정에서 센터 사장은 노조원에게 “대들지 말고 이 XX야 얘기 하면 들으라고”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관리직 직원도 “소리 낮추라고 XX놈아, XXXX야”라고 했다. 현재 당사자는 광주경찰서 용봉파출소에 이를 신고한 상태다.

   
삼성전자서비스센터
ⓒ삼성전자서비스텐터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음
 

해당 노조원은 7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본사 쪽에서 사과는 받지 못했다”면서 “저는 외근직이라 자주 볼 일이 없긴 하지만 워낙 눈치를 많이 주기도 하고 그러니까 사무실 들어가기도 뭐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는 지난 7월 9일,10일에도 노조 대의원에게 “가입자가 더 있는지 불어라” “협력사가 망하길 바라느냐” 등의 협박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조원에게 사직서를 내미는 등의 강력한 노조 탈퇴 권유로 한 명의 노조원이 탈퇴했다.

해당 센터 사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저 싸우면서 욕설한 적 없다”면서 “직원들에게 욕한적 없다”고 말한 후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그 이후 추가적인 내용 확인을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공대위에 따르면 협력업체 사장과 관리직의 노조활동 방해는 다른 업체에서도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실과 공대위는 6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의 부당노동행위를 공개했다.

6월 20일 동인천센터의 박아무개 협력업체 사장은 노조설명회를 방해했다. 박 사장은 노조설명회 중간에 끼어들어 “노조가입 잘 생각해라, 이렇게 하면 얼마나 고통이 클지 아셔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설명회를 개최했던 조합원이 “그만하라, 노동조합 가입은 노동자의 권리다, 사장님이 해라마라 할 자격이 없다”라고 반박했지만 박 사장은 비슷한 취지의 말을 반복했다. 이에 박 사장은 7일 “관련 내용을 노동부에 답변서를 냈다”면서 “노동부 결과 판정 전에 공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미디어오늘이 7일 ‘삼성전자서비스의 불법고용 근절 및 근로기준법 준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서 제공받은 자료. 공대위는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사장 등을 ‘노조활동 방해’ 등으로 7월 22일 고용노동부에 고발한 상태다.
 

천안센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천안센터 이아무개 협력업체 사장은 지난 7월 9일,11일 두 차례 조합원 유아무개씨에게 전화를 걸어 노조탈퇴와 7월 14일 열린 노조창립총회에 참여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공대위 자료에 따르면 이 사장은 유 조합원에게 “너도 거시기(총회) 간다고 했지? 안 간다고 그러지 그랬냐, 젊은 놈이 나중에 취직 안 되면 어떻게 할려고 그러냐” “뭐 하러 그런 거 해 쓰잘데기 없이...나중에 큰일난다 큰일나” “어떻게 나올지 몰라 회사에서” 등의 말을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7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항센터 차아무개 협력업체 사장도 7월 3일 조회시간에 협력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삼성에서는 노조를 인정하지 않습니다…(삼성이)사업장 폐쇄할 겁니다, 그러면 여러분들 실업자 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현재 이 녹취록은 ‘남양유업 못지않은 삼성전자서비스의 진실과 거짓말’ 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공개 돼있다.

이에 차 사장은 “그런 말 한 기억이 없다”면서 “(만약 했다면) 그것은 일부분 일 것이다, 제가 아침 조회시간에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직장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 일반적인 것들을 이야기한다. 일을 열심히 하자 그런 내용들을 전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이 외에도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을 규탄하는 내용의 1인 시위 방해, 사무실 직원들과 노조원들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조회 참석 불허, 휴대전화 문자·카톡을 통해 노조 모바일 커뮤니티 탈퇴 요구 등의 노조활동 방해 정황을 공개했다. 공대위는 삼성전자서비스와 협력업체 사장 등을 ‘노조활동 방해’ 등으로 7월 22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측은 사측의 방해에도 조합원 수는 현재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노조설립총회 당시 400여 명이었던 조합원은 현재 1300여 명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위영일 위원장은 “조합원이 늘어나는 이유는 너무나 명백하다”면서 “20년 넘게 억눌린 것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가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 위원장은 “8월 24일까지 조합원을 2000명까지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측은 이같은 정황을 아는지 묻자 “협력업체 일이니까 그 부분은 저희가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우리가 경영에 관여하는 것도 아니고 협력업체 사장님들이 나름대로 판단을 하고 하는 건데 삼성전자서비스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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