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테라 메모리 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감이 안 오네요.

= 지금은 휴대전화 내부 메모리가 32GB, 많아야 64까지 나오는데, 머지 않아 100GB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1TB는 1000GB인데요. 과거 낸드 플래시가 단독주택이 일렬로 배열돼 있는 구조라면 어제 삼성전자가 발표한 V낸드는 일종의 고층 아파트인 셈이다. 1층 간격이 나노 미터 수준이기 때문에 층수를 아무리 높이더라도 두께가 두꺼워지거나 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5년 안에 1테라바이트급 낸드플래시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째로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2. 오늘 아침신문 머리기사 살펴볼까요.

= 국가정보원 국정조사는 일단 23일까지로 8일 연장됐습니다. 여전히 증인 출석 등 쟁점이 많습니다. 서울신문은 1면 머리기사에서 그들만의 정치적 푸닥거리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국정조사라는 것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이 아니고, 지지층을 모으는 효과만을 생각하는 이벤트로 전락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마침내 NLL 대화록에 대해 입을 열었는데요. “중요한 사초가 증발한 전대미문의 일은 국기를 흔들고 역사를 지우는 일로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화록 실종만 이야기하고 정작 국정원의 대선 개입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한 건데요. 새누리당의 고발로 검찰이 수사중인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사실상 ‘수사지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3. 5자 회담도 제안했는데 민주당이 고심하는 모습이네요.

= 대통령과 독대하는 양자회담을 제안했는데 청와대에서 다시 여야 2명씩 대통령과 5자 회담을 하자고 역제안을 한 상태입니다. 민주당에서는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면서도 내부적으로는 5자 회담이 제1야당 대표의 격을 떨어뜨린다는 인식. 실상 밥만 먹고 가라는 얘기라는 반응입니다. 진정성 없게 국정을 장난치듯이 몰아가고 있다는 반응도 있고요. 동아일보는 형식보다 정치 복원이 중요하다면서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4. 어제 국무회의 분위기가 심각했다고 하네요.

= 보통은 양복 상의를 탈의하고 회의를 하는데, 에어컨도 잘 안 튼다고 하죠. 어제는 모든 장관들 상의를 입고 있었다고 합니다. 보좌관 교체 이후 부처 차관들에게도 상당한 압박이 됐을 거라는 조선일보 보도입니다. 왕실장이라고 불리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참석했는데요. 김 실장의 위상이 드러난 하루였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전임 허태열 비서실장은 대통령과 총리가 나란히 걸으면 뒤따르면서 걸었는데. 어제 김 실장은 한 뼘 앞서서 걸었습니다. 과연 실세 실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참고로 김 실장은 74세, 정 총리는 69세입니다.

5. 금융실명제 20년, 여전히 차명계좌가 많은 모양이에요.

= “차명계좌인지 알면서도 고객이 요구하면 계좌를 만들어줄 수밖에 없다. 차명계좌 개설을 요구한 사람은 처벌하지 못하면서 애꿎은 금융사 직원만 징계하는 게 금융실명제법이다.” 서울경제에 실린 한 은행 직원의 이야기입니다. 차명계좌는 유명 지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병원장이나 예식업장 주인 등 수많은 고소득층이 탈세를 위해 임직원 등 3자 명의로 차명계좌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세청 세무조사로 수면 위에 떠오른 차명재산만도 5조원 안팎에 이라고 하는데요.

5-1. CJ 비자금도 그렇고 경제 범죄가 드러날 때마다 차명계좌가 논란이 되는데요. 근본적으로 없앨 수는 없나요.

= CJ 이재현 회장은 차명계좌를 500여개나 만들었죠. 3000억원가량 재산을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차명 계좌 금지에 반대 입장입니다. 부녀회비, 곗돈, 향우회비 계좌 명의를 개인으로 해놓은 경우 등 엄청난 숫자의 차명 계좌가 존재한다는 건데요. 현실적으로 이걸 다 실명으로 전환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입니다.

6. 대포통장 68%가 농협 통장이라는 기사가 있네요. 이유가 뭘까요.

= 1주일에 10만 원씩 주겠다고 해서 대포 통장을 팔았더니 보이스 피싱에 악용돼 거래 정지를 당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 2011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피싱에 사용된 대포통장이 3만6417개나 됩니다. 월 1000개 수준인데요. 이게 대부분 범죄에 악용되죠. 대포 통장을 만든 뒤 5일 이내에 범죄에 쓴 경우가 절반을 넘었고, 농협 단위조합이나 농협은행에서 개설한 경우가 68%였습니다. 취약계층이 주로 농협에서 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에 농협이 표적이 된다는 건데요. 취약계층이 피싱에 잘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7. 일자리 부풀리기 논란이 있네요.

= 정부 부처가 발표한 일자리 목표를 모두 더하면 255만개가 된다는 동아일보 보도입니다.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한 신규 일자리 목표(238만1000개)보다 17만개나 더 많습니다. 민간 기업과 고용 전문가 사이에서는 “정부가 일자리를 다 만들겠다는 것이냐”, “각 부처의 일자리 부풀리기가 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5년 동안 약 238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필요한데 공공 부문만으로는 이를 채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8. 세계적으로 로컬푸드 열풍이라는데 우리나라는 상황이 좀 다른 모양이죠.

=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농수산 상품을 말하는데요. 일본은 로컬푸드 매장이 1만6816개나 됩니다. 미국에서도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장터인 파머스마켓이 1994년 약 1700개에서 지난해 7800여 개까지 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농협에서 만든 로컬푸드 매장 20개 정도가 고작입니다. 농가들이 일손 부족,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직매장 개설에 관심을 보이지 않다 보니 산지 도매인에게 대량으로 납품하는 방식이 고착돼 있다는 겁니다. 로컬푸드 하면 일반적으로 대형 직거래장터만 떠올리지만 생활협동조합이나 밥상꾸러미 등 다양한 형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9. 유비저, 치쿤구니야열 이름도 어려운데 열대감염병이 유행이라고 하네요.

= 배우 박용식씨가 유비저에 감염돼 숨졌죠. 이름도 생소한 외국 감염병이 국내에 들어오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열대나 아열대 지방 풍토병들인데요. 지구온난화 때문에 동남아 등지의 생태계에 변화가 생겨 감염병을 옮기는 모기나 곤충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더 많이 갖게 되고 감염지역도 확산됐다는 분석입니다.

10. 기업의 성장동력 스맥을 잡아라, 이런 기사가 있네요.

= `스맥(Smack)’, `소셜(Social)’, `모빌리티(Mobilety)’, `분석학(Analytics)’, `클라우드(Cloud)’ 를 한데 묶은 말입니다. 단순한 기업의 전략 기술이 아니라 인터넷의 등장처럼 기존 IT 환경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거라는 디지털타임즈 기사입니다. 향후 정보의 폭발 시대에 정보를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활용하는데 스맥이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는 전망인데요. 인터넷 기업에 기존 굴뚝기업들이 밀려난 것처럼, 스맥을 기업경영에 도입한 기업들이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자리를 차지할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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