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초과 이익을 챙겨왔다'는 질타를 받아왔던 이동통신사들이 뒤늦게 문자메시지 용량을 국제표준에 맞춘다.

SK텔레콤은 8월 1일, LG유플러스는 오는 9월부터 단문메시지(SMS) 용량을 한글 70자, 영문 160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KT는 2011년 말 적용했다.

 
SMS 전송 용량을 기존 80byte에서 국제표준인 140byte로 확대한 것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한글은 기존 40자에서 70자, 영문∙숫자∙기호는 80자에서 160자까지 SMS로 전송할 수 있게 됐다. 
 
문자메시지 용량이 SSM 기준을 넘으면 멀티미디어 메시지(MMS)로 전환되며 가격도 올라간다. 현재 SSM은 20원, 문자로만 이루어진 MMS는 30원이다. 사진과 영상이 첨부된 MMS는 SK텔레콤 100원, KT·LG유플러스 200원이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국제표준 보다 적은 전송 용량을 고수해 오면서 비판을 받아왔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김기현 새누리당 의원은 "문자메시지 국제표준은 140byte로 늘어났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이를 따르지 않아 2007년 이후 약 1000억원의 초과이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화면의 용량 표시. 140byte를 넘으면 MMS가 된다.
 
2003년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가 도입된 후 3G 표준화 기술 협력기구인 3GPP는 문자메시지 용량의 국제 표준을 140byte로 정했다. 그러나 KT는 2011년 11월에야 국제표준으로 확대했고, SK텔레콤과 KT는 올해 적용하는 것이다. 
 
또한 이미 문자메시지 시장을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가 대부분 잠식한 상황에서 전송 용량 확대는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 소식을 들은 한 휴대전화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요즘 누가 문자메시지를 이용하냐. 돈이 안되니깐 이제 와서 국제표준을 적용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박지호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간사는 "통신사들이 수익이 안되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면서 생색을 내고 있다"면서 "차라리 데이터를 늘려주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늦었지만 국제표준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제표준을 왜 지키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아 작년 말부터 준비를 했고, 기술적 준비가 7개월 정도 걸려서 이제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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