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은행 / 이종수·유병선 외 지음 / 부키 펴냄

   
보노보은행 / 이종수·유병선 외 지음 / 부키 펴냄
 
2008년 9월 16일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한 다음날, 월스트리트 리먼브라더스 건물 앞에 세워진 은행장 리처드 펄드의 초상화에 행인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적었다.

‘탐욕’, ‘약탈’, ‘부패’, ‘카지노’, 흡혈귀‘…

이들 거대은행의 ‘미스터 월가’들은 ‘금융계의 파렴치’로 낙인 찍혔지만, ‘내 탓’은 아니라면서 구제금융에 손을 내밀고 천문학적인 보너스까지 챙겼다.

이후 미국에서는 은행에서 계좌를 빼자는 ‘계좌 옮기기’ 운동이 시작되었고, 불길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으로 번졌다.

위기는 기회를 품고 있다. 2008년 월가의 금융붕괴로 겪은 ‘섬뜩한 경험’은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거대 은행의 추악함을 드러냈고, 그동안 거대 은행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제대로 된 금융’을 발견하게 된다.

이들 ‘제대로 된 금융’은 윤리적 은행, 녹색은행, 통합의 은행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린다. 야심만만하고 폭력적인 유인원 침팬지에 비해, 평등을 좋아하고 평화를 추구하는 또 다른 유인원 ‘보노보’를 닮았다 해 ‘보노보 은행’이라 불리기도 한다.

보노보은행은 실물경제에 돈을 돌리지 않고 거품을 키워 돈으로 돈을 벌 궁리를 하는 ‘침팬지 은행’에 비해 인간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면서 활동하면서 기존 금융시스템 틀 안에서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적극적인 금융을 지향한다. 또한, 무기나 마약, 아동노동으로 벌어들인 돈이나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더러운 돈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이 책 보노보은행은 미국과 유럽에서 활발하게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금융기관을 소개한 ‘착한 금융’ 안내서다.

아직 한국에서는 ‘보노보 은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 이를 위해 이종수 한국사회투자재단 이사장, 유병선 경향신문 논설위원, 문진수 한국사회적금융연구원 원장 등 금융 전문가 10인이 머리를 맞대고 1년 여 동안 영국과 미국, 유럽권의 보노보 은행들을 공부하고 사례를 모아 책으로 펴냈다.

엄격한 대출 심사를 통해 윤리적 투자를 실천하는 독일의 GLS은행, 시민 섹터를 지원하는 마을금고인 이탈리아의 방카에티카,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녹색은행인 뉴 리소스 은행, 지역 사회의 발전을 돕는 캐나다의 밴 시티와 미국의 마을은행 기금, 무이자 예금·무이자 대출의 호혜 금융을 실천하는 스웨덴의 JAK협동조합은행 등 사회적 금융 ‘보노보 은행’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침팬지 은행’이 내팽개친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끌어안고 ‘금융이 금융다움’의 새 길을 열어가고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평양 컨스피러시 / 소담 지음 / 카멜북스 펴냄

   
평양 컨스피러시 / 소담 지음 / 카멜북스 펴냄
 
컨스피러시(conspiracy) ‘음모, 모의’란 뜻이다. 이 책은 ‘평양 컨스피러시’라는 제목 그대로 남과 북, 그리고 강대국들간 펼쳐지는 첩보전을 다루고 있다. 첩보전의 주무대는 핵잠수함이다.

평양 컨스피러시는 픽션(fiction)이다. 2016년 이라는 미래시점에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시작된다.

북한은 제4차 핵실험 후 소형화에 성공한 미사일 탑재용 핵무기를 이란 측에 팔아넘기기 위해 잠수함 작전을 펼친다. 이로 인해 한반도의 전면전 발발이 임박한 가운데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국정원장이 평양을 극비리에 방문, 김정은과 피 말리는 줄다리기 담판을 벌인다.

이와 함께 미국의 CIA와 이스라엘의 모사드 등이 개입, 핵을 둘러싸고 얽히고 설킨 21세기 세계의 정치외교를 긴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북한 장교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특히, 소설 속 가상 국가정보원 직원 ‘지동호’가 가지고 있는 국가관과 활약상을 통해 김정은과의 담판에서 결정적인 공을 세우는 장면에서는 ‘나락’으로 떨어진 현재의 국정원에게 최고의 정보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지향점이 무엇인지 해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최근 남북 당국간 회담 무산, 개성공단 사태 등 남북 긴장관계가 뜨거운 지금 역사의 한복판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인 소담의 첫 장편소설로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원 미술사학과를 중퇴한 후 문화·예술 관련 서적을 다수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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