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을 규탄하는 국민들의 세 번째 촛불이 타올랐다. 13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대국민 촛불집회 <3차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에는 주최측 추산 2만3천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번 집회에서는 정권에 편향돼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을 향한 날선 비판이 나왔다. 사회자는 “언론이 언제까지 2만 명, 3만 명의 촛불을 외면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 2만3천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아인 기자 banhoo@
 
이용마 MBC 해직기자도 무대에 올라 정권에 편향된 MBC의 불공정성을 비판했다. 이용마 기자는 “지난 대선에서 유일하게 MBC만 안철수 당시 후보의 논물표절 의혹을 제기했다”며 “하지만 이는 아니라고 밝혀졌다.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왜곡보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모든 보도에 책임이 있었던 당시 정치부장은 작년 MBC의 170일 파업을 야기했던 장본인이다. 지금 이 사람은 승진해서 MBC뉴스를 총 책임지는 보도국장의 자리에 올라있다”며 “그 사람 밑에서 왜곡과 축소를 일삼았던 사람들이 지금 정치부장과 경제부장이 되어 MBC의 중요한 보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보도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아인 기자 banhoo@
 

한편 이번 집회의 참가자들은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규탄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102일 된 아기를 안고 무대에 오른 부부도 있었다. 그들은 자신을 “월계동에서 온 조아무개 엄마 아빠”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정원에 실종된 민주주의를 찾아오지 못하면 나의 세대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세대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다”며 “국정원은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국가 정상간의 대화록을 공개하고 NLL을 들먹거렸다”고 비판했다.

   

이아인 기자 banhoo@
 
이광철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는 국정원이 광범위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사찰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은 정계, 검찰, 언론사, 노조, 시민사회, 연예계를 막론하고 사찰하고 불필요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이 장자연 사건에도 개입해 정보를 수집한 내역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며 “도대체 장자연 사건이 국정원의 직무범위와 무슨 관련이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아인 기자 banhoo@
 
이번 집회엔 각계 유명인사들도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정청래‧박영선‧이미경‧유승희 의원 등이 참석했고, 통합진보당은 이정희‧김재연‧이상규 의원이, 진보정의당 노회찬‧박원석‧김제남 의원이 참석했다. 사회자는 참석한 의원들을 차례로 호명하며 “의원들만 따로 이름을 부른 것은 이분들이 우리보다 대단해서가 아니다”며 “이 분들에게 반드시 국회에서 제대로 싸워서 진실을 밝혀내라는 우리의 꾸짖음과 응원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진숙 민주노총 최고의원과 황정우 철도노조 청량리역 지부장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노동에 대한 무관심을 비판하면서, 집회 참석자들에게 오는 20일 출발하는 울산희망버스 참여를 호소했다. 울산희망버스는 현대자동차 철탑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울산으로 가는 100대의 시민참여 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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