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연합TV뉴스(이하 YTN)에서 발생한 3억5천만 여원 공금횡령사건은 회사 경영진들이 횡령 사실을 3개월이나 은폐한 사실과 관련, 연합통신의 상당수 기자들은 몇 가지 의문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쪽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 이번 횡령 사건에 회사의 다른 인물들이 연루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분석을 조심스레 하고 있다. 관계자들에 대한 문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대목도 이들의 의구심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이들은 S신문사에서도 이같은 경리사고가 발생하여 그 회사의 사장이 물러난 전례를 지적하며 이를 피하기 위해 회사의 고위 관계자들이 은폐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YTN의 경영 구조상 5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경리부 차장 1인이 3억5천이라는 거액을 유용하고 횡령할 수 있다는 사실도 납득키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회사측은 이같은 의혹을 근거없는 것으로 일축했다. 회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통보 사실이 늦어진 데 대해 윤씨가 횡령금을 변제하기 전에 이를 공개할 경우 윤씨가 돈을 갚지 않고 도주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YTN 경영진은 횡령액의 변제가 우선적인 관심사일 뿐 윤씨가 빼돌린 돈으로 무엇을 했는지는 그다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횡령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개국한지 얼마 안되는 YTN의 이미지가 실추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관련자 문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 회사 쪽은 이번 윤씨의 공금횡령사건이 YTN의 간부급 인력 부족이란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고 전반적인 자금관리체계에 허점이 있음을 확인시켜준 사건인 만큼 오히려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간부급 관리인력을 확충하는 한편 더욱 강화된 자금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선에서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이번 YTN 공금횡령사건이 회사의 자금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만큼은 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같은 횡령사건이 단지 자금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YTN이 개국한 이후 계속 제기돼 온 사람과 조직관리 문제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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