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이 드디어 열렸다. 1만 여 명의 시민이 국정원의 정치공작 대선개입을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을 들었다. 이번 촛불문화제는 서울, 부산, 광주, 울산, 대구, 제주, 전주, 안양 등 전국 각지에서 진행됐다. 특히 서울에서는 일반시민, 시민단체뿐 아니라 평소 문화제에서 보기 힘들었던 국회의원과 청소년단체 등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야당 국회의원들이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 이정희 통합진보당 의원,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 박원석 진보정의당 의원 등은 무대 맨 앞줄에 앉아서 문화제를 관람했다. 박원석 의원은 "30년 전의 중앙정보국으로 후퇴하고 있는 국정원은 개혁이 아니라 해체돼야 한다”면서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가지고 대선에 개입해 일베와 같이 댓글을 다는 이런 조직에 대한민국의 국가안보를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6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촛불집회. ⓒ이아인 기자
 
발언대에 나선 한 청소년은 “당신들에게도 우리 같은 아들딸이 있을 텐데 앞에서는 정의를 가르치고, 뒤에서는 부정을 저지르면 과연 어느 자식들이 부모님을 자랑스러워하고 떳떳하게 생각할 것이냐”며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썩고 부패한 정권이 아니라 일제시대 독립운동, 4.19혁명, 5.18, 6.10항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민주주의 정기가 살아있는 정권이다”라고 밝혔다. 또 “민주주의는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권리를 쟁취하려 노력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7월 6일 서울 시청 광장 앞에서 청소년 민주주의 시국선언 운동을 선포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노래가사를 재밌게 개사해 분위기를 띄운 참가자들도 있었다. ‘류병욱과 얼굴들’이라고 소개한 참가자들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풍문으로 들었소>를 “우~풍문으로 들었소. 원세훈이 개입했단 그말을”이라고 개사해 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또 청년연대의 ‘내일은 맑음’은 “어쩌다 당선된 근혜 때문에 내 희망은 빼앗겨 버렸네”라고 노래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대한민국은 정보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정원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불렀다.

한편 이 촛불문화제 <제2차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찾습니다>는 ‘국정원 대선개입과 정치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긴급 시국회의’ 주최로 열렸다. 다음 촛불문화제는 7월13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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