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씽 스페셜’을 찾아 나선다는 KBS <일요스페셜>이 이번에는 일본 우익 해부에 나섰다. 오는 20일 8시부터 KBS 1TV를 통해 방송되는 <일요스페셜>에서는 ‘패전 50년 거꾸로 가는 일본의 우익’(연출 임세영)편이 방송된다.

일본은 그들이 말하는 ‘종전 50년’을 앞두고 국회에서 부전결의를 할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다분히 형식적인 이 결의안조차 우익의 강력한 반발로 무위에 그쳤다. 이 과정에서 무라야마 수상이 테러를 당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과연 일본의 우익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들은 조선침략과 태평양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여기에 의문을 가진 제작진은 한달간 험난한 이데올로기 탐험에 나섰다.

일본에는 우익 지식인들의 모임인 ‘종전 50년 위원회’가 결성돼 한시적인 활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취재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제작팀은 또 자민당을 비롯한 각 당의 우익인사와 여타의 우익그룹에 대해서도 취재했다. ‘조선진출은 침략이 아니다’는 망언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나가노 전 법무장관도 만났다.

우익인사들은 대체로 취재에는 잘 응하는 편이었지만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외에는 쉽게 말하려 하지 않았다. 질문지를 미리 보내 취재 응낙을 받고서도 질문이 질문지의 범위를 약간만 넘어서려 하면 ‘노코멘트’를 연발하며 입을 다물었다. 따라서 민감한 사안은 논쟁으로 이끌 만도 했지만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제작팀은 혹시라도 그 다음 취재에 영향을 끼칠까봐 조심조심 취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취재가 끝난 지금도 제작팀은 여전히 고민에 빠져있다. 일본 우익인사들은 현대판 대동아 공영권인 아시아 주의를 주창하고 있다. 그들의 주장과 속셈은 너무도 빤한 것이지만 나름대로는 많은 연구와 논의를 거쳐서 정립된 것이다. 섣부른 감정적 대응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고 미비한 논리로 접근하다가는 오히려 그들의 주장에 말려들기 십상이다. 그들은 또 한때 우리의 우익 인사들에 의해 이른바 ‘친한파’인사라는 친근감을 주는 인물들로 묘사되기도 한 사람들이다.

제작진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단지 우익의 주장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
고 그에 대한 비판은 시청자에게 맡기기로 했다. 국민 다수의 주체적 판단의 현명함과 강력함을 믿기로 한 것이다.

KBS <일요스페셜> ‘패전 50년 거꾸로 가는 일본’편은 우리가 일본을 이기기 위해 어떤 논리적 준비를 해야 하는지 점검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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