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독립언론 <뉴스타파>가 28일 방송을 통해 국정원이 NLL 대화록 전문을 단순 발췌한 것이 아니라 손질하고 왜곡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남재준 국정원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한 이유가 발췌본은 왜곡된 것이라는 야당의 주장에 맞서 국정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전문과 발췌본을 비교한 결과 왜곡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은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존칭을 쓴 부분이 문제다. 전문에는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을 ‘나’라고 칭하지만, 발췌본 2곳에서 ‘나’가 ‘저’로 바뀌어 있다. ‘나는 큰 기대를’이 ‘저는 큰 기대를’로, ‘나도 관심이 많은’이 ‘저도 관심이 많은’으로 바뀌었다. 노 전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이리고 말한 부분도 세 곳이나 ‘김정일 위원장님’으로 바뀌어 있다. 뉴스타파는 이런 손질이 노 전 대통령이 회담에서 '저자세'였다는 점을 과장하는 효과를 낳았고, 실제로 보수언론이 “‘위원장님’과 인식을 같이 한다”는 표현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이 NLL 포기 발언을 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 뉴스타파 캡처
 

   
▲ 뉴스타파 캡처
 

본문에는 없는 다소 거친 표현을 첨가한 경우도 있다. 전문에 나와 있는 “장관급회담도 안 할란다 이렇게 한 적도 있습니다.”라는 표현이 발췌본에는 “장관급회담도 안 할란다 이렇게 억지를 부려본 적도 있습니다.”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전문에 나온 “항상 남쪽에서도 군부가 뭘 자꾸 안 할라구 합니다. 이번에 군부가 개편이 돼서”라는 표현이 발췌본에는 “항상 남쪽에서도 군부가 뭘 자꾸 안 할라구 합니다. 뒤로 빼고 하는데 이번에 군부가 개편이 돼서”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 뉴스타파 캡처
 
가장 큰 문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 포기와는 상반되는 말을 했는데 이를 발췌본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화록 전문에는 “NLL 가지고 이걸 바꾼다 어쩐다가 아니고 그건 옛날 기본 합의에 연장선상에서 앞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하고 여기에는 커다란 어떤 공동의 번영을 위한 그런 바다이용 계획을 세움으로써 민감한 문제들을 미래지향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이 등장한다. 하지만 발췌본에는 없다. NLL에 대해 논하기보다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의 표현은 쏙 빠진 채 NLL을 바꿔야한다는 부분만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 뉴스타파 캡처
 

국정원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단순한 오타라고 답변했다. 뉴스타파는 “단순 오타로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국정원이 NLL을 포기했다고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짜깁기한 것이라면 심각한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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